[씨네21 리뷰]
탄탄하게 짜여진 슬랩스틱 코미디 <슈퍼 스파이: 수상한 임무>
2015-10-14
글 : 김현수

비밀정보국 TIA의 멍청한 국장(마리아노 베난치오)은 세계 최대 악당 지미(가브리엘 체임)의 횡포에 맞서 엄청나게 튼튼한 금고를 사무실에 들여놓는다. 국장이 금고를 들인 이유는 번번이 악당 지미에게 비밀 문서를 뺏기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미는 건물 외벽을 부숴 아예 금고를 통째로 헬기에 매달아 훔쳐 달아나는 데 성공한다. 이에 격분한 국장은 자기보다 더 멍청해 보이는 슈퍼 스파이 듀오 모타델로(카라 엘레할데)와 필레몬(얀프리 토페라)에게 지미가 훔쳐 달아난 극비 문서를 되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런데 모타델로와 필레몬은 자신들이 검거했던 위험한 괴물 크런처(빅토르 모니고트)가 탈옥하는 바람에 크런처와 지미를 동시에 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슈퍼 스파이: 수상한 임무>는 제29회 고야상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각색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지적인 만능 스파이와는 전혀 다른 두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기는커녕 점점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빈틈없이 탄탄하게 짜여 있다. 대체 이 난장판이 어디까지 진행되는지 그 과정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인물들이 또 다른 멍청한 짓을 벌이는 식이다. 그 와중에도 예쁜 미인만 보면 정신 못 차리는 주인공 필레몬과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악당 지미 등 영화 곳곳에 영국식 스파이 소재 장르의 클리셰를 패러디해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등장한다. 스파이영화를 좋아하는 성인 관객과 아이들이 함께 부담없이 즐기기에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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