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제이크(제이슨 서디키스)는 웬 예쁘장한 여학생이 의대생 매튜(애덤 스콧)의 기숙사 방문을 두드리며 그를 애타게 찾는 광경을 목격한다. 레이니(알리슨 브리)가 소란을 피운 혐의로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제이크는 자신의 방문객이라고 둘러대 그녀를 방으로 들인다. 밤새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둘만의 첫 경험을 공유하는 특별한 사이가 된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다. 제이크는 잘나가는 IT 회사 CEO이고, 레이니는 의대 전공을 때려 치우고 유치원 교사가 되었다. 섹스 라이프에 대해서 말하자면 제이크는 한 여자에게 정착 못하는 바람둥이이며, 레이니는 유부남 매튜의 손에서 여전히 놓여나지 못한다. 두 사람이 우연히 다시 만난다.
구관이 명관이며, 그토록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바로 가까이 있었다.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은 이런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하는 사랑 이야기다. 관객 대부분은 이러한 종류의 로맨틱 코미디의 결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가 중요해지는데 그 과정이 결말의 예측 가능성을 극복할 정도로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매력적인 캐릭터 혹은 캐릭터간의 화학작용 면에서도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 남자주인공 제이크의 말솜씨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데 상황을 끌어가기에 그의 말은 지나치게 가볍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제이크를 보고 있노라면 제이크의 또 다른 ‘썸녀’ 폴라(아만다 피트)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제발 그 입 좀 닫을 수 없어요?” 감독이자 시나리오작가인 레슬리 헤들랜드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