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중국 영화시장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로 점점 더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0월1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중국의 최대 성수기, 국경절을 맞은 중국 극장가 역시 이변으로 가득했다. 애초에는 <로스트 인 타일랜드>에 이어 제작된 속편 <로스트 인 홍콩>, 유덕화 주연의 실화 스릴러 <세이빙 미스터 우>, 그리고 중국의 유명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한 루촨 감독의 판타지 어드벤처물 <구층요탑>의 삼파전이 예상되었다. 세 영화 중 가장 먼저 개봉한 <로스트 인 홍콩>은 이변 없이 9월 말에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10월 중순에는 약 16억위안을 기록해 전작의 흥행을 넘어섰다. 그러나 기대작이었던 <세이빙 미스터 우>는 평론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10% 점유율을 겨우 유지하며 10월 말까지 2억위안에도 못 미치는 성적에 머물고 말았다. <구층요탑>의 경우 7억위안 정도를 벌어들여 세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약 1억위안)의 작품임에도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두 작품이 예상외의 실패를 거둔 데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굿바이 미스터 루저>라는 복병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명 코믹 연극 시리즈인 <개심만화>의 한 에피소드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크게 관심을 받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찌감치 전국 곳곳을 돌며 진행한 프로모션과 코미디라는 장르, 완다의 배급, 관객 입소문에 힘입어 이 영화는 <로스트 인 홍콩>과 <구층요탑>의 2파전으로 굳어지는 듯하던 판을 완전히 흔들어버렸다. 처음 좌석점유율 12%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매일 2∼3%씩 점유율을 늘려가더니 연휴 말미인 10월5일에는 25%로 1위로 올라섰다. 이후 국경절 연휴가 끝난 뒤까지 좌석점유율이 ‘역주행’으로 치솟는 뒷심을 발휘하며 10월22일 기준 12억6천만위안의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무명감독, 무명배우, 무인지도, 즉 ‘3무’ 영화로 불렸던 이 저예산 코미디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높은 평점으로 증명되는 입소문, 그리고 국경절에 어울리는 따뜻한 스토리와 웃음 등을 꼽는다. 하지만 최근 이 작품이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초기작 <페기 수 결혼하다>(1986)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심지어 장면 하나하나를 분석하여 그대로 베꼈다는 기사도 나오는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