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감각적인 영상과 다채로운 사운드 <위아 유어 프렌즈>
2015-11-11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콜(잭 에프런)은 야심찬 아마추어 DJ다. 마약과 술로 뒤범벅된 파티를 즐기는 게 그와 친구들의 일상이지만 콜은 음악 작업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무대 뒤에서 보조 DJ로 일하던 그는 파티의 메인 DJ이자 유명 DJ인 제임스 리드(웨스 벤틀리)를 만난다. 제임스에게 재능을 인정받은 콜은 함께 작업할 기회를 얻으며 조금씩 자신의 꿈에 다가선다. 문제는 콜이 제임스의 조수이자 연인인 소피(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에게 끌린다는 점. 이기적인 제임스에게 지쳐가던 소피도 콜에게 마음을 열면서 둘은 짧은 밀회를 즐긴다. 그러나 제임스에게 이 사실을 들킨 콜은 작업실에서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절친한 친구 스쿼럴이 마약을 과다 복용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절망에 빠져 있던 콜은 그동안 만들어놓은 트랙들을 모아 다시금 제임스를 찾아간다.

TV 카메라맨, 광고 기획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감독의 작품답게 감각적인 영상들이 돋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영화 초반, 환각제를 복용한 콜이 마주하는 환각을 영상으로 표현한 장면이다. 몸속에 환각제 기운이 퍼지자 콜이 보고 있던 미술작품은 물감으로 분해되어 사람들을 뒤덮는다. 그래픽으로 변한 사람들이 춤을 추는 장면은 팝아트 작품을 연상케 한다. 이외에도 지도나 위성사진을 비롯한 자료가 빈번히 삽입되고 화면 위로 글자가 새겨지는 등 독특한 아이디어가 담긴 영상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영화의 방점은 쉴 새 없이 흐르는 일렉트로닉 댄스음악(EDM)에 찍힌다. 영화는 콜의 입을 통해 EDM이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방식까지 설명하며 관객이 음악을 즐기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환락에 취한 파티 장면을 배경으로 흐르는 EDM이 관객의 심박을 제대로 자극할지는 의문이다. 영화는 콜을 비롯한 네 청춘의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파티가 있는 화려한 밤에 비해 생활비를 벌고자 사기성 짙은 텔레마케팅을 하는 이들의 낮은 보잘것없다. 대책 없이 살던 네 청춘은 친구의 죽음을 통해 마침내 각성한다. 감각적인 영상과 다채로운 사운드에 비해 스토리와 결말은 평이하다. 워킹 타이틀사가 제작을 맡았으며, 맥스 조셉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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