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혁명은 일어났다. 영화 <헝거게임> 프랜차이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의 문을 닫는 <헝거게임: 더 파이널>은 판엠의 대통령 스노우와 13구역 연합군의 본격적인 전쟁을 다룬다.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스노우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전장의 최전방인 수도 캐피톨로 향하고, 그녀가 세우는 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코인 대통령(줄리언 무어)은 캣니스를 헝거게임 우승자와 카메라맨, 특수부대 요원 등이 포함된 ‘스타부대’에 합류시킨다. 그러나 전편 <헝거게임: 모킹제이>에서 스노우 대통령에게 세뇌되어 캣니스를 증오하게 된 불안정한 피타(조시 허처슨)가 동행하며 이들의 여정은 더더욱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마지막 전투가 벌어지는 판엠의 수도 캐피톨은 다시 한번 헝거게임의 장이 된다. 연합군을 막기 위해 게임메이커들이 도시 곳곳에 설치한 보이지 않는 덫, ‘포드’는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긴장감과 볼거리를 만끽하게 하는 장치다. 더불어 리얼리티 쇼의 형식을 극적으로 활용하는 <헝거게임> 시리즈만의 개성도 여전하다. 스노우와 코인은 서로의 전파를 방해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앞다투어 과시하고, 캣니스 일행은 본격적으로 싸우기 전 팀원들이 카메라에 가장 멋지게 잡힐 수 있는 각도를 고민한다. 하지만 시리즈의 종장으로서 <헝거게임: 더 파이널>이 가지는 최고의 미덕은 선과 악의 잣대로 구분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욕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보인다는 데 있다. 그들에게 전쟁에서의 승리보다, 혁명의 명분보다 우선하는 건 자기자신에게 중요한 그 무엇이다. 캣니스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망가진 피타의 모습을 두눈으로 확인한 뒤 스노우에게 진정한 복수를 맹세하고, 그녀를 사랑하는 게일(리암 헴스워스)은 피타가 회복되지 않으면 자신에게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그가 낫길 바란다. 이들의 욕망이 충돌하는 대단원의 전투가 끝난 뒤, 모두에게 영원히 새겨진 상처를 보여주는 데 소홀하지 않다는 것도 <헝거게임: 더 파이널>의 큰 매력이다. 영어덜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블록버스터는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가. <헝거게임: 더 파이널>은 이 질문에 대한 최상의 대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