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분노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 <스타드 업>
2015-11-18
글 : 김현수

<영 아담> <할람포> <퍼펙트 센스>를 연출했던 데이비드 매킨지 감독의 2013년작이다. 각본가인 조너선 아서가 실제 교도소 내 상담가로 일하며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 철부지 소년 에릭(잭 오코넬)이 교도소 내 권력을 쥐고 있는 장기 수감수이자 아빠인 네빌(벤 멘델슨)을 찾아 소년원에서 악명 높은 교도소로 ‘조기’ 이감된다. 사실 이런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소년원에서 조기 이감을 감행한 이유는 에릭이 분노조절장애 환자로서 무수히 많은 교도관을 때려눕히고 난동을 부리기 일쑤였기 때문. 그로 인해 인도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교도소장은 그를 독방에 가두어 힘으로 다스리려 한다. 하지만 교정 전문 상담가 올리버(루퍼트 프렌드)는 그에 반대하며 에릭의 분노조절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도소장과 대립각을 세운 올리버의 비호 아래 에릭은 조금씩 자신의 분노의 근원이 무엇인지 깨달으며 안정을 찾아가지만 자신을 오해하는 교도관과 수감자들에 의해 올리버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네빌 역시 험한 교도소에서 에릭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에릭은 네빌에게 아들로서 인정받기 위해 교도관을 상대로 마지막 전쟁을 벌인다. <스타드 업>은 자신을 버린 나쁜 아버지를 향한 못된 아들의 거친 인정투쟁을 그린 동시에 소년의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실제 다큐멘터리를 보듯 교도소 내 생태계를 세밀하게 그려낸 점도 놀랍다. 드라마 <스킨스>를 시작으로 이제 막 본격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잭 오코넬의 살 떨리는 연기력도 주목할 만하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