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공포 <오퍼레이터>
2015-11-18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911 전화 교환원 파멜라(미샤 바튼)는 1년 전 화재 신고 전화를 받은 일을 또렷이 기억한다. 화재 신고된 장소가 다름 아닌 자신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후 그녀는 종종 악몽에 시달린다. 파멜라의 남편이자 경찰인 제레미(루크 고스)는 다른 업무 때문에 현장에 제때 출동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멀어진 두 사람은 별거 중이다.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는 두 사람. 어느 날 파멜라는 상관의 지시로 갑작스럽게 다른 구역을 담당하게 된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발신번호가 공개되지 않은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기 속 의문의 남성은 딸 캐시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명령에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파멜라는 다른 전화는 일절 받지 못한 채 협박범의 지시에 꼼짝없이 따라야 하는 신세가 된다. 현장에 있던 제레미는 파멜라의 요청에 따라 범인이 사건 발생을 예고한 현장에 출동한다.

전화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따로 모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전화는 공포영화에서 즐겨 이용하는 소재다. 정체를 숨긴 미지의 공포를 형상화할 때 전화는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오퍼레이터>는 전화기의 수신자를 개인이 아닌 전문 상담원으로 설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이 필요했던 이유가 영화에서 잘 설명되지 않는다. 위기에 빠진 다수의 시민을 구할 것이냐 딸을 구할 것이냐 사이에서 뚜렷한 갈등관계가 강조된다고 보기 힘들며, 미지의 발신인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릴러로 보기에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형제인 두 감독은 전작 <언노운 콜러>(2014)에서도 정체를 숨긴 채 한 가족을 궁지에 몰아넣는 전화 범죄를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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