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하나를 멘 채 전국을 떠돌며 버스킹을 하는 라이언(벤 반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재키(캐서린 헤이글)를 목격한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준 그는, 그녀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된다. 한때 앨범까지 낸 가수였던 재키는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와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힘든 싸움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들은 노래를 통해 교감하며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선다.
담백한 음악영화다. <원스>(2006)나 <비긴 어게인>(2014)이 그랬듯 세상의 중심에서 조금씩 비껴난 남자와 여자가 있고, 그들은 음악을 통해 감정의 교감을 나눈다. 서사는 최소한 있어야 할 것만 갖춰놓은 듯 단조롭다. 거리를 전전하며 버스킹을 하는 남자와 귀금속을 팔아야 할 정도로 가난한 여자는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 ‘음악’과 ‘딸’을 지키기 위해 매진할 뿐이다. 그 사이에서 남자와 여자의 적극적인 로맨스 같은 것은 거의 없다.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모습은 사랑이라기보다 손을 맞잡는 위로에 가깝다. 그러나 때론 사랑보다 조용한 위로가 마음을 울리는 법. 미국 교외의 겨울은 단조로운 서사만큼이나 황량하지만 그 풍경에 스며드는 컨트리풍 포크송만큼은 따듯하다. 살풍경한 삶에도 음악은 있고, 와닿는 체온이 있다. 실제 밴드 활동을 했던 벤 반스의 보컬은 수준급이고, 캐서린 헤이글의 목소리도 감미롭다. 그러나 <원스> <비긴 어게인>같이 흥행에 성공했던 저예산 음악영화들과 같은 ‘킬링 트랙’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 단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