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마이클 파스빈더의 맥베스 <맥베스>
2015-12-02
글 : 문동명 (객원기자)

스코틀랜드의 전사 맥베스(마이클 파스빈더)는 뱅코(패디 콘시딘)와 함께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정체 모를 세 마녀를 만난다. 그들은 맥베스가 코다의 영주와 미래의 왕이 되고, 뱅코의 자손이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승전의 공을 인정받아 코다의 영주가 된 맥베스는 마녀들의 예언이 들어맞았다는 걸 깨닫고 왕이 되겠다는 야망에 휩싸인다. 맥베스의 아내(마리옹 코티야르)는 덩컨 왕에 대한 충심으로 고민하는 맥베스를 힐책한다. 맥베스는 자신의 구역을 방문한 덩컨 왕이 잠들어 있는 사이 그를 살해하고, 결국 왕좌를 차지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는 세 마녀로부터 출발한다. 오슨 웰스와 로만 폴란스키가 각각 1948년, 1971년 만든 두 <맥베스> 역시 마찬가지다. 저스틴 커젤이 연출한 <맥베스>는 맥베스 부부의 죽은 아이와 맥베스의 군대가 이제 막 전투를 시작하려는 순간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맥베스>는 액션의 스펙터클을 애써 피해가듯, 전투와 마녀들을 마주하는 신을 번갈아 보여준다. 처음부터 맥베스가 예언과 그것이 불러오는 탐욕에 흠뻑 빠져 있음을 드러내는 영화는, (감독의 동생인) 제드 커젤이 만든 음악과 함께 구축한 장엄한 분위기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일관된 정서로 이끌어가는 드라마에서 뚜렷하게 남는 건 맥베스의 혼돈이다. 천천히 파멸로 빨려들어가는 맥베스의 운명은, 마이클 파스빈더의 어마어마한 연기와 황량한 스코틀랜드를 끝내 피투성이의 세상으로 만들어버리고 마는 강렬한 이미지로써 관객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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