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포복절도 유쾌한 30대 여성의 삶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
2015-12-09
글 : 문동명 (객원기자)

남성지 에디터 에이미(에이미 슈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자유연애’를 교육받고 자랐다. 사랑보다 쾌락이 더 중요한 그녀는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들과의 잠자리에 거리낌이 없다. 평범한 가정을 이룬 동생 킴(브리 라슨)을 무시하는 것도 다반사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에이미는 기사를 쓰기 위해 만난 취재원 스포츠 의사 애론(빌 헤이더)과 금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자기 방식을 전혀 양보하지 않으면서 연애, 가족 모두 서서히 어긋나기 시작한다.

미국 코미디영화의 대가 주드 애파토우의 새 영화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는 주연 에이미 슈머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전작 <디스 이즈 40>(2012)이 비교적 밋밋한 반응을 얻은 걸 떠올린다면, 모든 연출작의 각본을 써온 주드 애파토우가 그녀를 작가의 자리에 앉힌 건 옳은 결정이다. 에이미 슈머가 직접 풀어낸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의 이야기는 개인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관계가 변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30대 여성의 삶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 TV시리즈 <인사이드 에이미 슈머>의 성과가 떠오른다. 포복절도할 만한 코미디를 놓치지 않은 건 물론이다. 에이미 슈머의 원맨쇼인 양 펼쳐지는 영화는 수많은 배우들의 조역 위에서 빛을 발한다. 빌 헤이더, 틸다 스윈튼 같은 배우뿐만 아니라 존 시나, 르브론 제임스 등 스포츠 스타들이 선보이는 캐릭터들은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의 유머를 단단히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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