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노아 바움백표 드라마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2015-12-09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막 대학생이 된 트레이시(롤라 커크)는 부모에게서 독립해 뉴욕에서의 새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식당에서 홀로 감자튀김을 씹으며 이런저런 연락처를 뒤지던 트레이시는 브룩(그레타 거윅)이라는 이름에 잠시 머뭇거린다. 브룩은 어머니가 재혼함에 따라 곧 의붓 언니가 될 사람으로, 현재 뉴욕에 산다. 전화 통화 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활발한 브룩 덕에 금세 친해진다. 브룩의 집에서 하룻밤 묵으며 브룩의 자유분방함과 에너지에 매료된 트레이시는 급기야 브룩에게 영감을 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한편, 뉴욕에서 레스토랑 오픈을 계획 중이던 브룩은 투자를 약속한 남자친구의 변심으로 위기를 맞는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인 <미스트리스 아메리카>는 여러모로 감독의 전작들과 연관 관계에 놓인다. <프란시스 하>(2012)처럼 두 여자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데, 두 여성이 또래가 아닌 서로 다른 세대라는 점에서 <위아영>(2014)에 가까운 작품이기도 하다. 트레이시는 막 20대, 브룩은 막 30대가 되었다. 처음에는 트레이시의 뉴욕 생활 적응기 혹은 학교생활 적응기를 보여주는 캠퍼스 성장 드라마처럼 보인다. 그러나 브룩이 꼭 트레이시의 성장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인물로 그려지지 않으며, 이것이 이 영화의 변수가 된다. 브룩 역시 뉴욕에 자리잡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둘의 관계가 독특하게 그려지면서 영화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노아 바움백표 드라마가 된다. 바움백의 영화에서 종종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러하며, 그 부분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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