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스스로 찾은 돌파구
2016-01-08
글 : 윤혜지
사진 : 백종헌
<히말라야> 수오, 민지은 작가
수오, 민지은 작가(왼쪽부터).

수오

영화 2015 <히말라야> 2013 <스파이> 각색

방송 2015 MBC <경찰청 사람들> 극본 2011 <싸인> 기획 프로듀서 2009 <내조의 여왕> 기획 프로듀서

소설 2014 <블랙아웃> 2013 <무임승차>

민지은

영화 2015 <히말라야> 2013 <스파이> 각색

방송 2015 <설련화> 2014 <2014 드라마 페스티벌-오래된 안녕>

생계형 작가집단이라 부르면 적당할까. <히말라야>의 시나리오를 함께 쓴 수오(본명 서준호), 민지은 작가는 ‘ESP(Extrasensory Power)컴퍼니’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멤버 세명 중 다른 한명은 <오빠생각>의 김영호 프로듀서다).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수오 작가와 “이야기를 읽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문학소녀”였던 민지은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면서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내려놓지 못해 자유의지로 “고생길을 택했다”. 드라마 제작사에서 오랫동안 기획 프로듀서로 일한 수오 작가는 틈틈이 드라마작가교육원,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등을 다니던 중 2010 시나리오 공모대전 본선에 진출하며 시나리오작가로 데뷔했다.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등 오래전부터 소설가가 되길 꿈꾸었던 민지은 작가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고 반해” 명필름 마케팅실에 취직하며 영화와 연을 맺었다. 명필름에서 6년간 일하다 나와 홍보마케팅사 ‘마켓 인피니티’와 ‘M.A.C’(맥)을 차린 민지은 작가는 드라마 <싸인>을 홍보하며 수오 작가와 만나게 됐다. 하지만 “공모전 한두번 당선된 걸로 삶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수오). 두 작가는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어떤 작가도 이런 일은 안 하지만(웃음) 전 직장들에서의 경력을 살려 소개서까지 만들고 적극적으로 우리를 마케팅했다. 윤제균 감독님은 신인 작가를 키우겠다는 생각이 굳건한 분이어서 <스파이> 각색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민지은)

윤제균 감독은 두 작가에게 <히말라야> 각본까지 맡겼다. 수오 작가는 “큰 예산도 예산이고, 고인과 실존 인물이 얽힌 사안이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도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실존 인물들의 진심을 곧게 전달하는 것. 또 하나는 돌아오지 못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상상해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무전 기록도 적은 상황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왜 현장엔 고글이 없었던 걸까. 장갑은 왜 안 끼고 있었을까. 대체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하지만 올라가면 다시는 내려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박무택 대원을 찾아간 백준호 대원의 마음만은 분명했다. 그들의 진심을 담아내는 게 우리의 가장 큰 과제였다.”(민지은) 휴먼 원정대를 꾸린 엄홍길 대장의 캐릭터를 만드는 일도 중요했다. “예전엔 집안에 큰일이 나면 맏이가 동생들을 챙겼고, 후배 사정이 어려우면 선배가 후배를 도왔다. 그런 마음들이 그리웠고 엄홍길 대장님과 산행을 하며 그분의 등에서 그런 든든함을 봤다. 엄 대장님과 산행을 다녀온 직후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수오) 그렇게 두 작가는 주승환 프로듀서와 함께 4년간 <히말라야> 프로젝트에 몸담게 됐다.

등산화

2012년 5월1일, 두 작가는 엄홍길 대장과 북한산을 올랐다. 어느 날 엄홍길 대장이 작가들에게 산행을 제안했단다. “등산 초보들이라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탈진 직전이었다. 엄 대장님 등만 보며 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여기서 탈진해 쓰러져도 저분이 살펴줄 거란 생각이 들더라. 믿고 따라가다보면 정상이 나오겠거니 하고 있는데, 박무택이 꼭 이런 마음이었을 것 같더라. 그해 여름 <히말라야> 초고가 나왔다.”(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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