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좋은 영향
2016-01-05
글 : 윤혜지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잡아야 산다> 한상혁

영화 2016 <잡아야 산다>

방송 2015 <VIXX의 어느 멋진 날> 2014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 2014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시즌2 2014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2013 <플랜V 다이어리> 2012 <다이어리> 2012 <마이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 아이돌그룹 빅스(VIXX)의 막내 혁으로 더 잘 알려진 한상혁의 말버릇이다. 연기에 대한 포부를 말할 때도, 배우 친구들을 사귄 얘길 들려줄 때도, 신년 계획을 꺼내놓을 때도 끝말은 항상 같았다. 아이돌로 데뷔하면서는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연기를 시작하면 먼 훗날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고, 첫 영화 출연작인 <잡아야 산다> 현장에서 만난 신강우, 김민규, 문용석과는 “지금 같이 (영화) 데뷔한 순간을 잊지 말고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동료가 되자고 약속”했단다.

<잡아야 산다>에서 한상혁은 고등학생 4인방의 리더인 원태를 연기했다. “아직 교복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여서인지 역할이 맞춤옷처럼 어울리고, 그맘때 남학생이 곧잘 쓰는 퉁명스러운 말투와 거친 욕설도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다. 그래도 신인의 눈엔 하염없이 자신이 모자라 보이기만 한가보다. “스크린으로 내 얼굴을 처음 봤는데 너무 부끄러웠다. 함께 연기한 김승우, 김정태 선배님께서 ‘항상 아쉬운 게 연기’라 하셨는데 내가 나를 보니 그 말이 맞더라.” 데뷔작이라 “잘해내고 싶어” 캐릭터 연구에도 온 신경을 쏟았다. 오인천 감독의 추천을 받아 “<크로우즈 제로>(2007) 등 일본 학원물도 많이 찾아보고”, 소속사 선배인 서인국의 조언대로 모든 생각의 기본을 “내가 원태였다면”으로 두고 행동했다. 시나리오엔 드러나지 않은 원태의 개인사도 나름대로 만들어봤다. “반항적이고 사람들에게 함부로 구는 원태는 집에서 충분한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 같다. 형에게도 억눌리고 맞고 자란 탓에 밖에서 더 ‘센 척’하는 거라고도 생각해봤다. 뒷감당을 걱정하지 않는 걸 보면 집은 부유한 게 아닐까. (웃음)”

아이돌이기에 “항상 움직임이 조심스러웠는데 원태를 연기하는 동안은 걱정없이 막가파로 행동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데선 은근한 쾌감이 느껴진다. 개인활동을 하고 숙소에 돌아오면 “아직도 형들이 ‘우리 혁이가 혼자 어딜 갔다 왔냐’며 아기 취급을 한다”고 투덜대고, 이제 성인이 돼 “세살 차이 친누나에게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좋아하는 모습만 봐도 그 ‘쾌감’의 이유를 알 만하다. “선배님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현장에서도 김승우, 김정태에게 쉼 없이 “연기에 대해 질문하고” 촬영 마칠 때마다 “조심히 가시라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 것만 보아도 타고난 ‘막둥이’다. “개미는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네~”로 시작하는 <개미송>은 한상혁의 ‘노동요’다(원래는 <짱구는 못말려 8>의 엔딩곡이다). 긍정적이고 상냥한 태도만으로도 한상혁은 이미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자기 자리에서 꾸준히 노력할 줄 아는 새싹이다. 그 싹이 금방 예쁘고 환한 꽃송이를 피워내 더 크고 좋은 기운을 불러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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