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쿵푸팬더’ 포에게 주어진 세 번째 미션 <쿵푸팬더3>
2016-01-27
글 : 김수빈 (객원기자)

‘궁극의 쿵후를 전수하는 쿵후 마스터가 되어라.’ 불굴의 ‘쿵푸팬더’ 포(잭 블랙)에게 주어진 세 번째 미션이다. 하지만 덤벙대고 실수투성이인 포에게 위대한 사부의 길은 멀기만 하다. 한편 영혼계로 추방당했던 ‘복수의 화신’ 카이(J. K. 시먼스)는 대사부 우그웨이의 기(氣)를 빼앗아 인간계로 내려온다. 카이는 지상의 모든 쿵후 사부들로부터 기를 흡수해 인간계를 지배할 작정이다. 기에는 기로 맞서는 법. 포는 카이를 막을 수 있는 기를 터득하고자 수련의 길에 오른다. 국숫집에서 극적으로 재회한 친아버지와 함께 말이다. 포 부자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공간, 판다 마을로 향한다.

식탐 많은 쿵후 ‘덕후’에 지나지 않던 포는 시리즈를 지나며 막중한 역할들을 걸머져왔다. 쿵후의 대를 잇는 수련생이 되었고 평화의 계곡을 수호하는 ‘용의 전사’로 거듭났다. <쿵푸팬더3>에서는 친아버지를 만나며 충실한 아들로서의 역할이 더해졌고 부담스러운 쿵후 스승의 자리까지 맡게 된다. 포는 마침내 이 모든 역할이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며 진정한 고수의 반열에 오른다. 전편에서 내면의 평화를 구하는 포의 태도가 자못 심각해 포 특유의 방정맞음을 사랑하는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면, ‘자기다움’을 강조하는 3편에서는 포다운 유쾌함으로 무공을 달성한다. 이번 편에서도 각종 쿵후 사부들과 악당 카이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하나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외모부터 성격까지 포를 쏙 빼닮은 판다 캐릭터들이다. 넘치는 흥과 여유를 지닌 판다들은 마치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의 포를 보는 듯 밝고 낙천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쿵푸팬더3>는 중국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최초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답게 전편보다 중국적인 색깔이 짙어졌다. 러닝타임 내내 동양철학의 중심에 있는 ‘기’를 강조하고, 판다 서식지인 사천성, 청성산 등 중국 내부에서 모티브를 얻은 곳이 형상화된다. 특히 기체조 군무 신은 라맨 허 감독이 연출한 <몬스터 헌트>(2015)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다분히 중국스럽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를 표현하기 위해 작화는 한층 더 세심하고 풍부해졌으며 3D에 걸맞은 무게감 있는 액션들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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