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폐쇄적인 동네 갓즈 포켓의 사람들 <갓즈 포켓>
2016-01-27
글 : 이주현

장례식장 풍경 위로 20년간 갓즈 포켓에 관한 칼럼을 써온 칼럼니스트 리차드 쉘번(리처드 젠킨스)의 글이 내레이션으로 흐른다. “갓즈 포켓의 사람들이 못 견디는 것은 이곳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다.” 갓즈 포켓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미키(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와 그녀의 매력적인 아내 지니(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공사장에 일하러 간 아들 리온이 사고사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친구 아서(존 터투로)와 함께 훔친 고기를 팔며 생활비를 조달하던 미키는 아들의 시신을 최고급 관에 안치하기 바라는 아내를 위해 시급히 돈을 마련해야 할 처지. 철없는 아내는 급기야 아들의 죽음이 단순 사고사가 아닐 거라고 의심한다. 한편 알코올중독에 허우적대며 제대로 된 글을 내놓지 못한 지 꽤 된 칼럼니스트 리차드는 마지 못해 리온의 죽음을 취재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지니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갓즈 포켓>은 폐쇄적인 동네 갓즈 포켓 사람들의 무기력과 우울을 위선과 위악의 제스처로 쌓아올린다. 흑인 노인을 면도칼로 위협하다 봉변을 당하는 리온, 동네 조폭에게 큰 빚을 지고선 경마에 큰돈을 걸어버리는 아서, 수지가 맞지 않자 리온의 시신을 길바닥에 내다버리는 장의사 등 영화 속 인물들은 쇠락한 동네의 풍경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참고로 갓즈 포켓은 필라델피아의 아일랜드 이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인 데블스 포켓에서 따온 말이다. 2014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인 이 영화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유작이기도 한데, 호프먼은 선댄스영화제에서 <갓즈 포켓>이 첫선을 보이고 나서 2주 뒤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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