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미국을 횡단하는 칩멍크 삼형제의 여정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
2016-02-03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앨빈, 사이먼, 테오도르. 말썽쟁이 칩멍크 삼형제는 주인 데이브(제이슨 리) 없이 데이브의 생일파티를 열었다가 음악 활동을 금지당한다. 얼마 뒤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형제들 앞으로 십대 소년 마일스(조시 그린)가 나타난다. 악동 기질이 다분한 마일스는 앨빈(저스틴 롱)을 골프공 삼아 샷을 날리고 테오도르(제시 매카트니)를 관람차에 태워 돌리는 등 삼형제를 무자비하게 괴롭힌다. 알고 보니 마일스는 데이브 여자친구의 아들, 그러니까 삼형제와 가족이 될 사람이다. 삼형제에겐 어떻게든 데이브의 청혼을 막는 것만이 살길이다. 아빠에게 버려진 기억을 가진 마일스도 엄마의 재혼을 반대하긴 마찬가지. 칩멍크 삼형제와 마일스는 음악 작업 겸 로맨틱한 청혼을 위해 마이애미로 떠난 데이브를 찾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비행기에 오른다.

<앨빈과 슈퍼밴드> 시리즈를 네편이나 끌고 온 동력은 명확하다. 좀체 자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 다람쥐의 귀여운 외모, 신나는 율동과 독특한 화음으로 이뤄진 흥겨운 공연 신이 그것.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는 이 장점들에 매료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영화다. 장난꾸러기 칩멍크 형제들은 여전히 정신없지만 사랑스러우며, 공연 신은 더 화려해졌다. 이번 편에서는 미국을 횡단하는 칩멍크 일행의 여정에 따라 지역색이 묻어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화려한 군무와 함께 연주된다. LA에선 클럽음악, 텍사스에선 힙합과 컨트리,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선 재즈, 블루스, 펑크,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라틴음악 등 삼형제가 소화하는 음악의 폭이 한층 넓어진다. 특히 브라스 밴드의 힘찬 반주와 함께 칩멍크들이 마크 론슨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를 부르며 뉴올리언스 거리를 행진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하지만 스토리와 주제의식을 포기할 수 없는 관객에겐 전편보다 나아진 것이 없기에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속편이 되고 말았다. 여객기 보안 경찰이 다람쥐를 잡으러 미 대륙을 횡단한다는 과한 설정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작위적인 전개, 큰 감흥 없는 반전들이 이어진다. 뚜렷한 장점과 단점에 대해 부등호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역시나 관객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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