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은 소년과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소년 민식 역으로는 아이돌 그룹 GOT7의 주니어로 활동 중인 박진영이, 소녀 예주 역으로는 <카트>(2014), <이층의 악당>(2010) 등에 출연한 지우가 발탁됐다. 고성에 머물며 첫 주연작 촬영에 전념 중인 두 배우와의 대화를 전한다.
-고성에서 한달째 촬영 중이다. 지내는 건 어떤가.
=지우_감독님의 고향이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와보니 기대만큼 좋은 동네다. 남쪽에 있어서 따듯하고, 낮 촬영이 많아 밤 9시면 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박진영_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고 살찌는 기분이다. (웃음) 공기가 좋아서 기침도 안 나고, 감기가 저절로 낫더라. 이젠 서울보다 고성이 더 편하다.
-<눈발>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박진영은 <사랑하는 은동아> 등으로 드라마 경험이 있지만 영화는 처음이다.
=박진영_명필름에서 제안을 해서, 시나리오를 10번 읽어보고 궁금한 것들을 정리해 미팅 자리에 나갔다. 첫 만남에서 너무 많이 질문해 버릇없어 보이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그 모습을 좋게 보셨더라. 영화를 좋아했지만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올 줄은 몰랐다. 감사할 따름이다.
지우_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예주라는 인물의 고통이 느껴져서 눈물이 나더라. 그녀의 아픔을 연기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잘 봐주신 것 같다.
-각각 민식과 예주라는 배역을 어떻게 이해했나. 지우는 이번처럼 어두운 캐릭터는 처음이다.
=지우_예주처럼 따돌림 당하는 경우는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 않나. 나 또한 그런 상황에서 먼저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일상의 경험들에서 예주의 아픔을 이해하려 했고, 예주가 민식이 덕분에 마음을 열고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박진영_처음엔 민식이 어떤 아이인지 모르겠더라. 특징적인 게 있으면 그걸 중점적으로 가져가면 되는데, 평범하니까 더 어려웠다. <사랑하는 은동아> 때에는 내가 민식을 괴롭히는 ‘남곤’처럼 휘두르는 캐릭터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받는 입장이었다. 액션보단 리액션이 많고, 혼자 삭이는 장면이 많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민식을 이해하려 했다. 민식이 겪어보지 못한 상황 속에서 모순들을 부딪치며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조재민 감독과 상대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지우_감독님은 캐릭터에 배우를 입히듯이 우리에게 맞게 신과 대사들을 수정해줬다. 캐릭터를 단정짓지 않고 우리의 의견을 구하고, 대화를 통해 만들어갔다. 예주라는 캐릭터 특성상 힘든 일을 자주 당하는데,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현장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주니어 오빠(박진영)는 민식 캐릭터와는 다르다. 장난기가 많다. 말은 높이는데 장난은 다 치는 스타일이랄까. (웃음) 그래도 예주와 민식 사이의 감정을 깨지 않으려고 항상 예주씨라고 불러준다.
박진영_감독님은 최대한 우리 얘길 많이 들어준다. 매 신 어땠냐고 물어봐주시고. 지우씨는 연기를 주고받을 때 리액션을 항상 잘해준다. 예주로서 보게 해줘 연기에 몰입하기에 좋다. 세살 어리지만 연기로선 3년 선배인데 배울 점도 많다. 대본에 필기해놓는 걸 보고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대본에 어떤 걸 적어놓나.
=지우_신마다 가져가야 할 감정들에 대해 적어둔다. 예주가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갑작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감정을 쪼갰다.
박진영_나는 각 신에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한 부분들을 자기 전에 일기 형식으로 쓴다. 복습 차원에서 정리가 되더라.
-두 배우 모두 첫 주연작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박진영_첫 영화라 모든 것들이 처음이었다. 민식이가 되지 못하면 어떡하지, 영화를 망치면 어떡하지 겁을 먹었는데, 좋은 감독님과 배우와 스탭들이 겁을 잊게 해줬다. 아직 연기는 잘 모르지만, 많은 매력을 느끼면서 배워가고 있다.
지우_내게도 처음이라는 단어가 뜻 깊게 와닿는다. 스무살을 새해 첫날부터 <눈발>로 시작했다. <카트>도 좋은 경험이었는데, 명필름에서 또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다. 아이들이 세상과 맞서 소통하려는 이야기를 관객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