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가상의 과거를 그려낸 스팀펑크물 <죽은 자의 제국>
2016-02-24
글 : 김수빈 (객원기자)

가짜 영혼을 주입해 부활시킨 죽은 자들을 노동용과 군사용으로 활용하던 19세기 런던. 부활 기술은 날로 발달하지만 영혼까지 되살리는 기술은 부재한 가운데, 100여년 전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부활시킨 더 원(스고 다카유키)은 영혼까지 복원된 유일무이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더 원은 영혼 소생의 비밀이 담겨 있다는 ‘빅터의 수기’를 들고 사라져버린 지 오래. 패권을 다투는 제국주의 국가들과 저마다의 목적을 지닌 개인들은 ‘빅터의 수기’를 찾아 떠난다. 죽은 친구의 시체로 부활 기술을 연구하던 의대생 존 왓슨(호소야 요시마사)도 영혼의 실체를 찾아내고 친구를 완벽히 부활시키고자 빅터의 수기를 찾는 여정에 동참한다.

증기기관 기술의 발달을 토대로 급격한 기술 진보를 이룩한 19세기를 배경 삼아 가상의 과거를 그려낸 스팀펑크물이다. 이토 게이카쿠와 엔조 도가 집필한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며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여러 문학 작품의 캐릭터가 변형과 확장된 이미지로 등장한다. 정체성도 이해관계도 제각각인 다양한 인물 군상은 모험을 다채롭게 만들지만 두 시간의 러닝타임으로 소화하기엔 과하게 느껴진다. 후반으로 갈수록 철학적인 대사가 쏟아지는데 관객의 이해와 공감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일러스트에 참여했던 레드쥬스가 작화를 맡아 동서양을 넘나드는 공간적 배경은 물론 당대의 시대상과 기술적 판타지가 공존하는 장면들을 세심하게 완성한다. 세편의 작품을 남기고 요절한 SF 작가 이토 게이카쿠의 소설들을 영화화하는, ‘프로젝트 이토’의 시작을 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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