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운명이 나에게 주는 걸 거부하지 않을 뿐”
2016-03-11
글 : 이예지
사진 : 오계옥
<방 안의 코끼리> 김영노 스테레오그래퍼

영화 2016 <죽여주는 여자> 촬영 2015 <방안의 코끼리> 스테레오그래퍼 2014 <신촌좀비만화> 스테레오그래퍼 2011 <완벽한 파트너> 촬영 2006 <언니가 간다> 촬영 2005 <극장전> 조명 1998 <태양은 없다> 촬영부

“촬영감독이 시네마토그래퍼라면, 스테레오그래퍼는 2대의 카메라로 입체적인 이미지를 관장하는 사람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카파플러스(KAFA+)의 초빙교수이자 <신촌좀비만화>에 이은 두 번째 3D 옴니버스영화 <방 안의 코끼리>에서 3D를 담당한 김영노 스테레오그래퍼의 설명이다. 부연하면, 스테레오그래퍼는 사전에 3D의 입체값을 기획하고 현장에서 3D 촬영장비 리그를 조작하며, 후반엔 입체값을 매끄럽게 하는 스위트닝 작업까지 전 과정에서 3D를 총괄하는 스탭이다. <방 안의 코끼리>는 국내에선 5번째로 3D로 촬영된 영화로, 스토리에 맞는 기술력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 “각 장르에 맞는 방식으로 3D를 기획했다. 멜로 <세컨 어카운트>는 인물의 감정에 따라 입체값을 다르게 줬다. 처음에는 플랫하게 가다가 주인공이 사랑을 느낀 후부터 입체감을 높게 조정했다.” 반면 <치킨게임>과 <자각몽>은 컨셉부터 3D에 맞췄다. “<치킨게임>은 기술적인 도전이 많았다. 절벽에 차가 걸린 채로 사건이 전개되는데, CG로 처리하면 예산이 너무 많이 들더라. 그래서 세트에 스크린을 걸고 배경 영상을 영사해 촬영하는 REDS 기법을 동원했다. <자각몽>은 액션영화인 만큼 입체값을 많이 줘 스펙터클한 액션을 연출했다.” <태양은 없다> 촬영부로 시작해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촬영 전공 교수로 일하던 그는, 3D를 시작하게 된 것을 “운명”이라고 표현한다. “최익환 한국영화아카데미 전 원장의 제안으로 <못>이라는 S3D 단편을 찍어서 상영했는데, <아바타> 개봉 직전이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걸 계기로 카파플러스에서 넥스트D 프로그램을 만들어 3D영화에 제대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3년간 단편을 포함해 26편의 3D영화를 작업한 그는 현재 카파플러스의 첫 장편 3D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후반작업에 매진 중이다. “이번엔 내가 촬영감독을 맡고 리그팀 스탭을 스테레오그래퍼로 입봉시켰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선 2D로 상영됐지만, 개봉하면 3D로 만날 수 있을 거다.” 그의 뉴미디어에 대한 도전은 3D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카파플러스에서 이미 스크린X 작품 2편을 제작했다. VR도 테스트베드 형식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카메라 2대를 사용하는 스테레오그래퍼에서, 3대를 사용하는 스크린X, 8대를 사용하는 VR 기술을 활용한 영화까지 도전하려는 그는 “운명이 나에게 주는 걸 거부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나는 기술자다. 앞으로의 기술 동향들을 빨리 파악해서 영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연구할 것”이라는 그에게서 한국영화 기술의 미래가 보인다.

3D 컨트롤러

리그를 조종하는 컨트롤러는 현장에서 항상 소지해야 하는 스테레오그래퍼의 필수품이다. 입체값은 I.O.D.(카메라 측간 간격)와 컨버전스(피사체를 튀어나오고 들어가게 하는 기준점)로 표현되는데, 컨트롤러로 현장에서 촬영되는 컷을 모니터링하면서 각 컷에 맞는 입체값 수치를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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