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설의 검객이었던 큐타로(기타무라 가즈키)는 아내, 딸 그리고 고양이 타마노조와 함께 그저 그런 날들을 보낸다. 장모의 성화에 못 이겨 시코쿠 외곽의 섬 토사에서 검술 교관직을 맡기로 한 큐타로는 타마노조를 데리고 길을 떠난다. 출발부터 가방을 도둑맞으면서 여정은 점점 꼬여가고, 겨우겨우 의지하던 쪽배마저 뒤집혀 외딴섬으로 떠밀린다. 검은 고양이를 키우는 그곳의 원주민들은 호시탐탐 타마노조를 노리고, 허술한 꼬임으로 타마노조를 빼앗는다. 타마노조를 구하려던 큐타로는 설상가상 감옥에 갇힌다.
드라마 <고양이 사무라이>의 두 번째 극장판. 애견파의 의뢰를 받아 애묘파를 공격하러 갔다가 되레 타마노조에게 매료되는 이야기를 그린 <고양이 사무라이>(2014)는 ‘애묘영화’라는 정체성에 확실히 부합했다. 언제나 미간에 힘을 주는 큐타로의 경직을 첫눈에 녹여버리는 고양이 배우 아나고의 역할이 톡톡했다. 하지만 속편 <고양이 사무라이2>에서 고양이는 거의 각인되지 않는다. 눈뜨자마자 타마노조부터 찾는 큐타로의 애정은 여전하고, 벌어지는 사건 역시 고양이를 둘러싼 쟁탈전이되 결국 주인공을 연기하는 기타무라 가즈키가 엉거주춤하는 원맨쇼만 남을 뿐이다. 원주민과 해적 등 섬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제각기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캐릭터 자체는 하나같이 아주 앙상해서 그저 큐타로의 어설픔을 지루하리만치 강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만다. 흔히 극장판에 기대할 만한 특별한 이야기나 스케일보다는 드라마 시리즈 내에서 두루뭉술하게 지나가는 에피소드 정도가 어울리는 만듦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