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팀 버클리와 제프 버클리 부자의 실화 모티브 <굿바이 버클리>
2016-03-09
글 : 장영엽 (편집장)

팀 버클리(벤 로젠필드)가 죽었다. 그는 가족 따위 안중에도 없던,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살던 그의 아들 제프(펜 바드글리)는 아버지의 동료들로부터 추모 공연에 함께 서달라는 부탁을 받고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공연 스탭 앨리(이모젠 푸츠)에게 호감을 느낀 제프는 리허설 도중 그녀와 함께 아버지가 머물던 곳에 가게 된다. 가족을 외면했던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만 안고 있던 제프는 아버지의 삶과 음악에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한다.

<굿바이 버클리>는 뮤지션 팀 버클리와 제프 버클리 부자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다. 포크 뮤지션으로 출발해 재즈, 사이키델릭, 펑크, 솔, 아방가르드 음악 등 다종다양한 장르를 섞은 독특한 사운드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팀 버클리는 1960, 70년대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불운한 천재였고, 제프 버클리 역시 첫 앨범 《그레이스》(1994)로 호평받은 재능 있는 뮤지션이었으나 익사 사고로 서른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아버지의 과거와 아들의 현재를 넘나들며 일견 다른 듯하지만 숙명적으로 닮아 있는 두 천재 뮤지션의 예술적 연결고리를 탐색해나간다. 시간의 간극을 이어주는 팀 버클리의 몽환적이고도 감미로운 음악은 이 영화의 가장 매혹적인 질료다. 하지만 부자지간의 음악적, 정신적 교감을 조명하려던 시도는 제프와 앨리스의 로맨스에 가로막혀 종종 설 곳을 잃는다. 그 결과 <굿바이 버클리>는 매력적인 대상에 비해 연출자의 선택과 집중이 아쉬운 음악영화로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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