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지아장커가 주목하는 '시간'의 테마 <산하고인>
2016-03-09
글 : 우혜경 (영화평론가)

1999년 중국의 탄광 마을 펀양, 삼각관계에 빠진 세 남녀가 있다. 한 마을에서 자랐지만 주유소 운영으로 큰돈을 번 진솅(장역)은 탄광에서 일하는 친구 리앙즈(양경동)에게 늘 우월한 마음을 갖고 있다. 리앙즈는 타오(자오타오)의 사랑마저 진솅에게 뺏기자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진솅과 결혼한 타오는 아들 달러(동자건)를 낳지만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지아장커 감독의 <산하고인>의 시간은 1999년에서 시작해 2014년 그리고 2025년까지 확장된다. 2014년 동시대, 현재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영화는 과거(1999년)와 미래(2025년)까지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챕터별로 화면 사이즈도 다르게 진행된다(화면비 1.33:1, 1.85:1, 2.39:1).

여주인공 타오를 중심으로 한 멜로드라마의 외형을 취하고 있지만 <산하고인>에서 지아장커가 주목하는 것은 여전히 ‘시간’이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지아장커가 시간의 단면들을 조망했다면 이 영화에는 시간의 흐름을 담으려 애쓴다. 각 챕터 사이에 괄호쳐진 10여년의 시간은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던 타오를 경제적 풍요 속에서 고립시키고, 자본주의에 순응하지 못한 리앙즈를 사라지게 하며, 돈을 좇던 진솅을 ‘총’에 매달리게 만든다. 그 시간 동안 ‘중국’의 풍경도 바뀐다. 챕터별 화면 사이즈는 각 시간의 풍경을 담아내기 위한 최적의 선택처럼 보인다. 도식적이고 노골적인 영화 전개가 다소 아쉽지만, 지아장커의 다음 영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에는 손색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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