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동시대의 대표적인 액션 시리즈 <엽문3: 최후의 대결>
2016-03-09
글 : 문동명 (객원기자)

홍콩에 정착한 엽문(견자단)은 빼어난 무예만큼이나 곧은 인품으로 지역 내 사람들에게 추앙받고 있다. 마을에는 외세의 부정부패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불한당들은 사업장 부지를 위해 학교를 비우라며 교사와 선생에게 협박을 일삼는다. 그들의 한바탕 소동을 막은 엽문은 학교를 지키려고 밤낮으로 집을 비우고, 그사이 엽문의 아내 장영성(웅대림)은 홀로 병마에 괴로워한다.

<엽문3: 최후의 대결>(이하 <엽문3>)은 동시대의 대표적인 액션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엽문>의 마지막을 강조하며 이전에 선보였던 액션의 쾌감을 한껏 극대화해 펼쳐놓는다. 앞선 두편에서 홍금보가 무술 전반을 지휘했다면, 이번엔 <와호장룡>(2000), <킬 빌>(2003), <일대종사>(2012)의 원화평이 무술감독을 맡았다. 차이는 꽤 뚜렷하다. 일대일 액션이 주를 이뤘던 전편들에 비해 <엽문3>는 초반부터 일당백을 감당하는 엽문과 새 캐릭터 장천지의 활약상으로 관객의 주의를 끈다. 동작 하나하나의 실감을 강조한 홍금보의 액션에 비해 원화평의 액션은 대규모 인력과 가시적인 시각효과로 구축된 장대한 스펙터클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서사의 밀도는 더 떨어졌다. 중심축인 학교를 구하는 과정과 장영성의 투병기 사이가 헐겁다. 전개 구조는 철저히 액션이 등장하기 위한 과정으로만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 미약하게나마 독립 전후의 어지러운 시대상을 붙들었던 설정은 ‘나쁜 외세’라는 키워드로만 남았고, 아내를 향한 엽문의 헌신을 보여주는 후반부조차 특별한 감동을 자아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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