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조이>는 혁신적인 밀대걸레 ‘미라클 몹’을 개발해 홈쇼핑에서 히트 친 미국의 여성 기업가 조이 망가노의 삶을 다룬다. 파란만장한 조이 망가노의 삶을 영화로 불러낸 이가 바로 프로듀서 켄 목이다.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 <메이킹 더 밴드> 등 다수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10X10 엔터테인먼트 설립자 켄 목은 조이 망가노와 데이비드 O. 러셀 감독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었다. <인빈서블>(2006)에 이어 <조이>로 두 번째 영화 제작에 나선 켄 목을 만났다.
-데이비드 O. 러셀 감독과는 첫 작업인데, 어떻게 <조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게 되었나.
=<Made in the USA>(2005)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당시 심사위원 출연진으로 조이 망가노를 캐스팅하면서 그녀와 친분을 쌓게 됐다. 싱글맘으로 세 아이를 키우고, 조부모와 부모까지 부양하고, ‘미라클 몹’을 발명해 미국 최고의 여성 기업인으로 성장한 조이 망가노의 삶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이건 영화감이라는 생각이 들어 스튜디오와 접촉했다. 폭스 스튜디오에서 영화화하기로 결정이 났고, 적임자라 생각한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이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알고보니 데이비드 O. 러셀 감독과는 어릴 적 한동네(두 사람 모두 뉴욕 태생)에서 살았더라. 나보다 2년 선배인데 초•중•고 모두 같은 학교를 다닌 걸 이번에 영화 제작하며 알게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 수리센터, 홈쇼핑 무대, 테리(버지니아 매드슨)가 온종일 보는 TV드라마 속 세계 등 다양한 세트를 지어야 했다. 제작자의 중요한 역할은 감독의 비전이 잘 표현되게끔 지원하는 것이라 얘기했는데, 세트 제작에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나.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은 인위적인 느낌, 가짜로 꾸민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진실되고 사실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걸 중시한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 때도 뉴저지에 있는 집을 헌팅해 팻(브래들리 쿠퍼)의 집으로 꾸며 촬영을 했다. 스탭과 배우들은 세트로 사용된 그 집에서 매일 아침 커피와 차를 마시며 촬영했다고 하더라. 영화와 같은 환경을 실제로 만들어놓으면 배우들이 그 안에서 보다 현실적인 연기를 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환경이 캐릭터를 만들고 캐릭터가 진실한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은 선호한다. 환경과 캐릭터와 이야기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작업은 <조이> 때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속 세트가 사실적으로 보였다면 그 때문이다.
-영화 제작은 마크 월버그 주연의 <인빈서블> 이후 두 번째다. 그전에는 TV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했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의 큰 성공이 가져다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얘기한 것처럼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방송될 만큼 크게 성공했다. 그 성공으로 인해 제작자로서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됐다. 내가 제작하고 싶은 콘텐츠를 추진할 수 있는 자유. 최근엔 극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영화 제작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현재 <조이> 이후 세 번째 제작 영화로 NFL(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 사상 최초의 흑인 쿼터백 제임스 해리슨의 삶을 다른 극영화를 준비 중이다.
-어릴 적 꿈은 방송을 만드는 거였나, 영화를 만드는 거였나.
=내 프로덕션을 차려 방송과 영화를 제작하는 거였다. 말하자면 꿈을 이룬 셈이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