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사상 최악의 소프라노 실화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
2016-03-16
글 : 문동명 (객원기자)

1920년 파리, 대저택에서 호화로운 삶을 사는 마가렛트(카트린 프로)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 노래를 선보이는 걸 즐긴다. 사실 마가렛트는 심각한 음치이지만 곁에 모인 음악클럽 회원들은 그녀의 재산을 보고서 무작정 그녀를 치켜세운다. 기자 루시앙은 파티를 찾아 그녀의 노래를 칭찬하는 기사를 써내고, 그가 계획한 세태풍자적인 공연에서 처음으로 청중을 두고 노래를 뽐낸 마가렛트는 단독 콘서트를 열기로 마음먹는다. 아내를 무시하던 마가렛트의 남편 조르쥬(앙드레 마르콩)는 그녀가 받을 상처를 생각해 공연을 막고 싶어 한다.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은 “사상 최악의 소프라노”로 불린 실존 인물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의 일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녀의 캐릭터는, 노래를 못한다는 객관적인 사실만큼이나 음악과 자기 노래를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자비에 지아놀리 역시 두 가지 면모를 모두 끌어안았다. 마가렛트의 우스꽝스러운 노래가 펼쳐지는 풍경 속 위트와 세상의 은근한 질시에도 노래에 열중하는 마가렛트의 천진한 모습을 적절히 담았다. 극을 떠받치는 다른 축인 조르쥬와 마가렛트의 로맨스는 약간의 감동을 더하지만, 각 인물 성격을 애써 평평하게 만드는 자충수로 남는다.

마가렛트를 연기한 카트린 프로는 영화의 일등공신이다. 예술을 흠모하는 순수한 갑부와 “눈에 외로움이 가득한” 여자를 자연스럽게 구현한 그녀의 연기는 진중한 분위기에서도 쾌활함을 놓치지 않는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의 얼굴이고 몸짓이다. 오페라 <마술피리>의 저 유명한 ‘밤의 여왕 아리아’를 악을 쓰고 부르는 목소리조차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프랑스의 베테랑 배우 앙드레 마르콩, 미켈 파우의 조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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