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비신도 주인공이 직접 경험하는 예수의 기적 <부활>
2016-03-16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지 사흘째 되던 밤, 봉인돼 있던 무덤에서 예수의 시체가 사라진다.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예수가 메시아로 부활해 로마군에 점령당한 예루살렘을 구원할 거란 소문이 번져나간다. 로마군을 이끄는 호민관이자 예수의 십자가형을 집행했던 클라비우스(조셉 파인즈)는 황제가 예루살렘 땅에 도착하기 전에 시체를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거듭된 수사에도 시체의 행방은 묘연하고 예수에 대한 목격담만 늘어간다. 전쟁의 신을 섬기며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던 클라비우스는 군사를 이끌고 급습한 마을에서 우연히 예수를 목격한 뒤 홀린 듯 예수 제자들의 뒤를 밟는다.

영화는 로마 군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담고 있다. 예수의 수난을 처절하게 묘사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와 성경 내용을 충실히 재현한 <선 오브 갓>(2014)이 예수의 행적을 중심으로 한다면 <부활>은 비신도인 주인공이 예수의 부활을 직접 경험하며 믿음에 이르는 과정이 주가 된다. 자연히 예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기보다는 삼위일체의 신으로서 그려진다. 전반부는 시체 도난 사건을 둘러싼 수사극과 정치세력간 권력다툼을 담은 정치극 색깔이 짙다. 시체의 행적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고조되는 초반은 흥미롭지만 제자와 추종자들의 간증에 가까운 증언이 반복되면서 수사극으로서의 긴장감이 부족해진다. 톰 펠턴이 연기하는 보좌관 루시우스 캐릭터가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점도 아쉽다. 후반부에 이르면 예수가 일으키는 기적과 점차 믿음을 굳혀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묘사되면서 종교영화의 정체성이 뚜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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