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누군가를 도와줌으로써 되찾는 삶의 의의 <뷰티풀 프래니>
2016-03-16
글 : 송효정 (영화평론가)

프래니(리처드 기어)는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가진 남자다. 5년 전 불의의 사고로 솔메이트를 잃게 된 그는 고통과 죄책감 속에서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하는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친딸처럼 여기던 올리비아(다코타 패닝)의 연락을 받은 프래니는 삶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게 되고, 올리비아 부부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고자 한다.

영화 <뷰티풀 프래니>의 원제는 ‘후원자’라는 뜻의 <The Benefactor>다. 영화에서 프래니는 올리비아와 그 남편인 루크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도와줌으로써 삶의 의의를 되찾는데, 이 후원이 감사함을 넘어 부담스러울 정도다. 리처드 기어는 육체의 비루함과 정신의 황폐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열연을 펼쳤지만, 프래니라는 캐릭터가 어딘가 싱거워 빛이 바랬다. 프래니의 삶의 보람인 올리비아(일명 ‘푸들’) 역의 다코타 패닝은 적은 비중으로 인해 프래니를 변화시키는 감정적 촉매 역할을 담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영화는 올리비아의 남편인 루크(테오 제임스)와 프래니의 관계에 보다 집중하지만, 둘의 관계에 갈등이나 화해 등 드라마틱한 요소가 부족하다. 영화는 반전, 감정적 스릴감, 감동적 화해 등을 아우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의 균형이 맞지 않고 서사가 헐거운 데다 살짝 부자연스럽다. 많은 것을 가진 후원자의 정신적 고통에 좀처럼 이입하기 어렵기에 그의 변화와 성장을 응원하기도 무색해진다. 프래니의 죄책감과 정서적 고통을 주마간산 격으로 훑어가다가 억지 감동을 유발하는 결말에 이르면 영화의 본래 의도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질 정도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