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연기와 아이돌, 모두 포기하지 않을래요”
2016-03-29
글 : 김현수
사진 : 오계옥
<시그널> 찬희

드라마 2016 <시그널> 2016 <클릭 유어 하트> 2015 <화정> 2013 <여왕의 교실> 2012 <아름다운 그대에게> 201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2011 <내 마음이 들리니?> 2011 <천상의 화원 곰배령>

201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를 불러모은 드라마 <시그널>에서 주인공 박해영 경위(이제훈)가 부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는 바로 세상의 진실을 바로잡음과 동시에 자신의 형 선우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다. 파렴치한 범죄자인 줄 알았으나 사실은 이재한 형사(조진웅)와 함께 끝까지 진실을 밝히길 포기하지 않았던 강직한 인물 박선우는 그래서 해영에게는 뿌리 깊은 나무와도 같은 존재다. “김혜수, 조진웅 등 하늘 같은 선배들 옆에서 많이 배우느라 정신없었던” 찬희는 이제 막 드라마 몇편을 마친 신인배우다. 그는 “선우가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 어딘지 모르게 우울한 분위기가 묻어나야 하는데 마침 내 눈이 처져 있어 작가님이 선우 역에 잘 맞겠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던” 고마운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드라마 전체 출연 분량이 후반부에 집중돼 있는 덕분에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열심히 준비했지만 선배 배우 조진웅과 함께 연기할 때면 한없이 작아져 실수를 연발했던 부끄러운 기억도 생생히 남아 있다. “조진웅 선배와 취조실 장면을 찍을 때였다. 내가 여기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안 되는 느낌의 연기를 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랬더니 선배가 자기 팔을 잡고 힘껏 당겨보라는 거다. 절대 놓치지 말고 필사적으로 당겨보라기에 그렇게 했더니, 바로 그 감정을 기억하고 연기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순간 하늘에서 해법이 뚝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의 후반부 주요 사건, 즉 과거 장면에서는 선우의 존재감이 막중했기에 김은희 작가는 그에게 감정적으로 중요한 대사를 많이 배분했다. 특히 옥상에서 자살기도를 하려는 혜승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선우란 캐릭터의 모든 것이 집약된 장면. 그런데 찬희는 “나름 그 장면의 캐릭터 분석을 해보겠다며 현장에서 울어도 보고 제발 내려오라고 화 아닌 화도 내는 등 내 감정을 많이 드러냈다. 날씨도 너무 추워서 몸도 제대로 안 움직이는 상황에서 감독님이 아니라고, 다시 하라고 이야기하시니 너무 부끄러워지더라. 나중에서야 왜 지적해주셨는지 알겠더라.” 그런 과정 속에서 찬희는 선우가 지니고 있던 책임감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도 이해하게 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로 아역 데뷔한 이후 지금은 소속사(FNC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해 춤과 노래 연습을 연기와 병행하고 있다. 아직 그룹 컨셉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대략 9명 내외의 팀 멤버에 들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연습하는 길밖에 없지만 연기와 가수 생활을 병행하길 원한다고. 하반기에는 김태곤 감독의 신작 <가족계획>에서 극중 여주인공 단지(김현수)의 전 남자친구로 잠깐 얼굴을 비친다. “1회차 촬영이라 삭제될지도 모르겠다. (웃음) 그러나 지금은 연기의 질이나 작품의 이해도는 한없이 떨어질지 몰라도 앞으로 영화에 너무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 눈빛은 포기를 모르는 선우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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