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후, 2년이나 흘렀다. 왜 세월호는 침몰했나, 수많은 희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대답은 오리무중이다. 그사이 한국 다큐멘터리스트들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작업들을 이어왔다. <업사이드 다운>도 그중 하나다. 영화는 참사로 목숨을 잃은 네명의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들과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아버지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을 구술로 회상한다. 동시에 영화는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첫 번째 신고부터 완전 침몰할 때까지의 과정을 신고자의 음성 기록, 영상들로 재구성한다. 이어 참사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배가 완전 전복되기까지 2시간 이상 시간이 있었음에도 왜 승객들은 탈출할 수 없었나를 비롯해 세월호를 둘러싼 핵심 질문의 대답들이 이어진다. 정부의 무능, 무책임 못지않게 한국 언론의 문제도 짚는다. CBS 변상욱 대기자는 세월호 참사 당일 ‘전원 구조’라는 엄청난 오보를 낸 언론사와 사실 확인 없이 이 기사를 재생산하기 바빴던 한국 언론 전체에 대한 깊은 자성의 목소리를 낸다.
<업사이드 다운>은 앞서 개봉한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들과 비교했을 때 보다 차분히 참사에 접근한다. 다양한 분야에 있는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진실을 밝히는 단서들을 모으기 위함이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를 찾아가 전문 인력 양성에는 무관심했던 세월호 승무원들의 노동 현실을 살핀다. 과적을 위해 선체를 임의 개보수하는 과정이 부른 참사를 실험으로 규명한 교수도 만난다. 현직 교사에게선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무슨 사고만 발생하면 과목 하나 신설하고 없애는 식이라는 뼈아픈 말도 듣는다. <업사이드 다운>은 한국의 사회 시스템 부재, 안전 불감증 등 부실한 뿌리를 들추어낸다. 유가족의 슬픔, 참사 현장 등을 직접적으로, 더 많이 보여주기보다는 증거의 열거가 진실을 말하게 한다. 탐사저널리즘으로서의 태도다. 재미교포인 김동빈 감독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