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온 세계는 진짜 세계의 일부에 불과했다. 혹독한 시련을 통해 다섯개 분파의 구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다이버전트’로 인정받은 트리스(셰일린 우들리). 그런데 부패한 권력과 싸워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트리스와 동료에게 또 다른 목표가 생긴다. 바로 누구도 넘은 적 없는 거대한 벽을 넘어 더 넓은 세계와 만나는 것이다. 새로운 지도자 이블린(나오미 와츠)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트리스와 동료는 벽을 넘는 데 성공하고, 이때부터 충격적인 진실이 잇따라 밝혀진다.
베로니카 로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이버전트 시리즈: 얼리전트>는 <다이버전트>(2014), <인서전트>(2015)에 이은 <다이버전트> 4부작의 세 번째 작품이다. 연출은 전작에 이어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이 맡았으며, 앞의 두편과 달리 도시 내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벽 바깥에 존재하는 새로운 세력과의 만남과 대결을 그린다.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큰 특징이자 매력 중 하나는 ‘투명 벽’, ‘기억 가스’, ‘유전자 실험’ 등 미래의 가상 세계를 바탕으로 한 신기한 상상력에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발한 설정이 있어도 이를 이용해 탄탄한 전개와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안타깝게도 <다이버전트 시리즈: 얼리전트>에는 거대한 세계관을 이루는 설정과 이를 설명하는 새로운 인물들만 가득할 뿐, 이야기의 긴장과 인물들 사이의 감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공동체와 동료를 구하려는 트리스의 모험은 단순한 사건 나열 속에만 그려지며 정서적 동력을 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