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평범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복종 실험’ <밀그램 프로젝트>
2016-05-11
글 : 김보연 (객원기자)

권위를 가진 누군가가 옳지 않은 일을 지시할 때 우리는 그 말을 따라야 할까? 1961년, 사회심리학자인 스탠리 밀그램 교수(피터 사스가드)는 평범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복종 실험’을 진행한다. 이 실험의 내용은 참가자에게 ‘선생’의 역할을 부여한 뒤 문제를 맞히지 못한 ‘학생’에게 벌로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65%가 넘는 참가자들이 처음 만난 타인에게 강한 전류를 반복적으로 흘려보내는 충격적인 결과가 드러난다. 이 결과를 두고 밀그램 교수는 복잡한 기분에 휩싸인다. 과연 이 실험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걸까?

<밀그램 프로젝트>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양쪽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는 마이클 알메레이다 감독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지금도 논쟁을 만들어내고 있는 ‘복종 실험’ 그리고 평균적으로 여섯명만 거치면 타인과 연결될 수 있다는 ‘작은 세상 실험’ 등을 진행했던 밀그램 교수의 실제 삶을 다룬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한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매우 다양한 소재들을 동시에 다룬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밀그램 교수가 진행했던 흥미로운 실험들에 대한 묘사는 물론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적 전망, 현대사회의 관계망이 가진 취약함, 연구자가 지켜야 할 윤리, 심지어 학계의 권위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고민까지 녹아 있다. 그 결과 <밀그램 프로젝트>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들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관객이 그중 어느 한 가지에도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산만한 이야기 구성이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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