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휩싸인 강물 위로 낯선 손 하나가 솟아나 갓난아이를 떠받치고 있다. 아이는 한 여인에게 구조돼 쉬부두라는 이름으로 길러진다. 쉬부두는 커가면서 마을 어귀의 거대한 폭포를 거슬러 오르려 안간힘을 쏟는다. 하지만 폭포를 건너는 건 시바신만이 가능한 일. 실패를 거듭하며 쉬부두(프라바스)는 스물다섯 청년으로 자란다. 어느 날 눈앞에 날아든 나무가면을 쫓다 쉬부두는 엉겁결에 폭포를 건넌다. 그곳에서 마히쉬마티 왕국에 복수의 의지를 다지는 쿤탈라 왕국의 여전사, 아반티카(타만나 바티아)를 만난다. 그녀를 운명의 여인이라 여긴 쉬부두는 아반티카의 복수를 도우려다 두 왕국간 파란만장한 역사가 자신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왕국을 구할 전설 속 전사 ‘바후발리’라는 것을 알고 큰 혼란에 빠진다.
대하사극으로 따지자면 족히 50부작은 나올 것 같은 장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바후발리를 중심으로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적인 능력을 인증하는 도입부, 스스로의 운명을 깨닫고 예정된 임무를 수행하려는 중반부, 선조대에 얽힌 역사가 길고 긴 플래시백으로 펼쳐지는 후반부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바후발리가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건 예고된 속편의 몫이다. 사극과 판타지의 접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들이 있지만 음악과 로맨스, 재기발랄한 무대가 어우러지는 마살라영화 고유의 특징, 적절한 로케이션과 CG로 구현한 이국적인 풍광 등이 독특하고도 묘한 영화의 매력을 형성한다. 스펙터클이 강조되는 후반부 전쟁 신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