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초자연적이고 감성적인 호러 <썸니아>
2016-05-25
글 : 윤혜지

입양과 파양을 반복한 아이가 있다. 코디(제이콥 트렘블레이)는 꿈속의 일들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 자연히 코디의 악몽도 현실이 되어 코디의 가족을 괴롭혔고, 코디는 숱한 파양 끝에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제시(케이트 보스워스)와 마크(토머스 제인) 부부에게 입양된다. 코디는 잠이 들면 ‘캔커맨’이 사람들을 잡아먹으려 든다고 잠을 자길 거부하지만 제시는 그 말을 어린애의 망상쯤으로 여기고 코디를 재운다. 제시와 마크는 코디가 잠들고부터 이상한 일을 겪는다.

<앱센시아>(2011), <오큘러스>(2013)를 연출한 마이크 플래너건은 <썸니아>에서도 초자연적이고 감성적인 호러를 펼쳐 보인다. 결말이 다소 맥없이 풀리기는 하지만 전개되는 동안 긴장을 놓치지 않는 리듬감은 여전하다. 결말에 가닿기까지 기이한 사건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두려움과 궁금증을 더하는 데 중요한 건 호러보다 드라마다. 유령이 아니라 불쌍한 처지에 놓인 이들이 제대로 된 가족을 이룰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 극을 끌고 간다. 제시가 ‘좋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과 코디가 자신의 두려움과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은 단순하나 조심스러운 태도로 연출됐다. 팀 버튼과 주로 작업해온 영화음악가 대니 엘프먼의 사운드트랙도 <썸니아>의 서정을 강화한다. <룸>에서 호연한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썸니아>에서도 어둠을 품고 일찍 철이 들어야만 했던 아이 역할을 맡았는데, 그늘진 얼굴에 처연함을 드러내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