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사고로 심한 부상을 입은 토니(에마뉘엘 베르코)는 재활센터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전남편 조르조(뱅상 카셀)와의 뜨겁지만 처절했던 시간들을 떠올린다. 토니는 화려한 일상을 누리는 레스토랑 운영자 조르조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처음부터 그들을 지켜본 토니의 동생 솔라(루이 가렐)는 조르조가 마음에 차지 않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부부가 된다.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조르조는 지나친 사치로 빚더미에 앉고 옛 연인 아녜스를 비롯한 수많은 여자와 바람를 피우면서 토니를 지치게 한다. 하지만 토니는 조르조와의 관계를 놓지 못한다.
<몽 루아>는 주인공 토니의 지난한 사랑을 우직하게 따라간다. 반성과 뻔뻔함을 번복하며 상대를 미치게 하는 조르조와의 결혼생활은 토니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인내심마저 자극한다. 재활 과정 중에 틈틈이 회상으로 붙는 이 답답한 로맨스는 말을 듣지 않는 토니의 육체로 은유된다. 그러나 현재의 시퀀스를 구심점으로 두고 플래시백으로 서사를 끌어가는 방식은 구태의연한 사족만 더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감독 마이웬이 연출과 (공동)각본을 겸한 <몽 루아>는 윤리적인 결단을 내리는 건 철저히 관객의 몫으로 돌린 채 어쩔 수 없는 욕망의 굴레를 그리는 데 집중한다. 수년간 이어진 비참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조르조의 모습 구석구석을 훑는 토니의 시선은, 다분히 남성주의적인 접근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만큼 논쟁적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는 행복과 절망의 극단을 오르내리는 감정을 온몸으로 구현한 에마뉘엘 베르코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