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상상 속을 달리는 에너지 - <정글북> 닐 세티
2016-06-03
글 : 이주현
취재지원 : 안현진 (LA 통신원)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2016 <정글북> 2013 <디왈리>(단편)

모글리를 연기할 아역배우가 갖춰야 할 최우선 조건은 어쩌면 풍부한 상상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실사로 재탄생한 <정글북>에서 모글리는 유일한 인간 캐릭터다. 모글리의 든든한 보호자를 자처하는 흑표범 바기라와 곰 발루, 정글의 무법자 호랑이 쉬어칸은 모두 CG 캐릭터다. 모글리 역에 캐스팅된 닐 세티는 가상의 동물들과 함께 가상의 정글을 뛰어다녀야 했다. 테니스공이 아닌 퍼펫 마스터(인형극 배우)들이 닐 세티의 연기를 상대해주었지만 블루스크린을 정글로 받아들인 채 연기한다는 것은 단편 <디왈리>(2013) 출연이 전부인 12살 소년에게 버거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상대 없이 연기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다. 하지만 존 파브로 감독이 많이 도와줬다. 내가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형을 준비해줬고, 때로는 그가 인형탈을 쓰고 함께 연기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쉴 새 없이 정글을 누비고 다니는 모글리의 액션 연기는 수월했던 모양이다. “그저 많이 뛰면 됐는데, 원래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괜찮았다. 내가 해야 하는 것은 계속해서 에너지를 보여주는 일이었다.”

뉴욕의 인도계 미국 가정에서 태어난 닐 세티는 댄스 수업 선생님의 권유로 <정글북>의 오디션을 보게 된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순수한 표정을 지닌 소년은 2천여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모글리가 되었다. 빌 머레이, 벤 킹슬리, 스칼렛 요한슨보다 먼저 영화에 제 이름이 올라가는 영광 또한 누렸다. “빌 머레이, 벤 킹슬리, 크리스토퍼 워컨을 만나 함께 녹음했다. 스칼렛 요한슨, 루피타 니옹고와는 함께 녹음하지 못했는데, 사진 촬영차 만났다.” 존 파브로가 준비한 고기 요리를 먹고 빌 머레이와 함께 축구한 경험을 털어놓을 땐, 아직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마냥 신기한 아이 같아 보인다. 5년 뒤, 10년 뒤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소년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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