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드레노어가 황폐해지자 오크의 여러 부족들은 차원문을 통해 아제로스 대륙으로 건너온다. 이에 스톰윈드의 레인 왕(도미닉 쿠퍼)과 총사령관 안두인 로서(트래비스 핌멜)는 수호자 메디브(벤 포스터)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왕국과 백성들을 지킬 방안을 강구한다. 한편 오크 흑마법사 굴단(오언조)의 지옥마법의 위험을 감지한 서리늑대부족 족장 듀로탄(토비 켑벨)은 굴단을 타도하기 위해 인간과 연합하기로 결심한다.
1994년부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처음으로 영화화됐다.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가상의 세계를 얼마나 충실하게 묘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졌는데, 결과적으로 무난한 첫걸음을 뗐으니 과한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많은 팬을 확보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아니라 시리즈의 출발이랄 수 있는 <워크래프트> 1편에 가까운 시점을 택한 영화는 오크들이 아제로스 대륙으로 건너올 무렵의 사건을 다룬다. 오크와 휴먼 어느 한쪽의 시점에 치우치지 않고 생존과 공존, 선과 악, 영웅들의 숨겨진 사연을 골고루 소화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몇몇 캐릭터들은 심각할 정도로 평면적이고 세트나 분장도 종종 어색해 연극 같은 느낌을 준다. 선택과 집중 대신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자는 쪽에 가까워 스토리, 연기, 심지어 그토록 공을 들였다는 CG까지 전반적으로 과잉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비주얼 역시 획기적이라 하기엔 다소 모자란다. 팬들에겐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지만 원작을 모르는 관객에게는 다소 심심한 서막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