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영화人] 아이들의 진심을 담아내는 최선의 방법 - <우리들> 민준원, 김지현 촬영감독
2016-06-23
글 : 이주현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민준원, 김지현(왼쪽부터).

민준원

2016 <우리들> 2011 단편 <와치미> 2010 단편 <백년해로 외전> 2010 단편 <라라에게> 2009 단편 <6시간> 2008 단편 <네쌍둥이 자살> 2003 단편 <편대단편>

김지현

2016 <우리들> 2015 단편 <최고의 감독> 2014 단편 <호산나> 2014 단편 <여배우는 오늘도>

<우리들>은 아이들의 언어, 아이들의 몸짓, 아이들의 시선으로 완성된 영화다.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아역배우들은 놀랍도록 극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는데, 그것은 연기가 아닌 실제인 경우도 많았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아이들의 활력은 민준원, 김지현 두 촬영감독에 의해 영화적으로 포착된다. <우리들>은 진심이 담긴 클로즈업과 마음을 움직이는 화면으로 가득한 영화다. 물론 그 빛나는 순간을 길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예상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니까.” “아이들의 동선을 파악하기 힘드니까.” “아이들은 밤샘 촬영을 할 수 없으니까.” 어른 스탭들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카메라 한대로는 아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담아낼 수 없어 두대의 카메라, 두명의 촬영감독이 필요했다.

“이 영화가 진짜처럼 보여야 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욕심을 내기보다 연출자의 의도를 살리는 촬영을 해야 했다.”(김지현) 이를테면 세팅 문제. 30회차의 촬영 중 해가 뜬 날은 고작 이틀밖에 없었지만 조명으로 여름날의 화창한 분위기를 만들 수는 없었다. “조명을 계산하고 카메라의 동선을 고려하면 아이들의 연기가 그 틀에 갇힐 수밖에 없다. 어린 친구들이 그런 상황에서 제대로 연기하기 힘들어서 결국 세팅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을 우리가 따라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민준원) 흡사 다큐멘터리를 찍듯 인물을 따라가는 촬영을 하다보니 대사와 동선이 매번 달라져 NG가 나면 매 테이크의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선(최수인)과 지아(설혜인)가 훔친 색연필을 놓고 평상에서 대화하는 장면은 그러한 어려움으로 스무번쯤 다시 찍어 완성했다. 민준원 촬영감독은 기술적 욕심을 버려야 했던 장면을 다시 보면 “얼굴이 화끈화끈하다”라고 말하지만, 예쁜 그림을 포기한 대신 아이들의 진심을 담아낼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더 큰 것을 얻은 건지도 모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촬영전공 선후배 사이인 두사람은 <우리들>을 통해 첫 장편을 경험했다. 시네키드였다는 민준원 촬영감독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고, 졸업 후 한동안 CF 촬영 일을 하다 2008년 영상원에 입학했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콘티를 짜고 이야기의 조각을 맞춰가는 프리 프로덕션 과정이 가장 재미있다”고 한다. 역시나 학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김지현 촬영감독은 좋아하는 촬영감독으로 고든 윌리스와 스벡 닉비스트를 꼽았다. 그는 영상원 과정을 마치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가 다시금 지식을 쌓는 중이다. 현재는 “재밌는 작업에 대한 목마름”으로 다음을 준비 중이다.

김지현 촬영감독의 노출계.

민준원_“현장에 단 과자가 있으면 좋다. 세팅을 하다보면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데 그럴 때 군것질을 하게 된다. 특히 ‘하리보’를 좋아한다.” 곰 모양 젤리인 하리보는 <우리들> 현장에서 아이들과의 교감에 유용한 매개체가 되었다고.

김지현_현장에 나갈 때 김지현 촬영감독이 꼭 지참하는 물품 중 하나는 노출계다. “디지털로 작업 환경이 바뀌면서 현장에서 노출계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지만, 없으면 괜히 마음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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