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015 웹드라마 <도대체 무슨 일이야> 2014 <신의 선물-14일> 2014 <빛나거나 미치거나> 2014 <유나의 거리> 2013 <굿 닥터> 2013 <대왕의 꿈>
<아가씨>의 히데코는 이 아이로부터 시작한다. 작고 가녀린 체구지만, 남모를 근심을 품은 듯한 눈망울을 지닌 12살의 배우 조은형. 이국적인 이목구비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깊어 아이답지 않은 처연함이 느껴지는 소녀다. 당초 히데코의 나이대별로 세명의 아역을 뽑으려 했던 박찬욱 감독은 “작은 몸과 어른스러운 표정의 부조화에서 나오는 기묘한 매력”에 매료되어 그녀만 캐스팅했다. 엉엉 울다가도 분에 받쳐 “나쁜아이 아니야!”(悪い子じゃない)라고 응수하는 조은형의 히데코는 과거인 동시에 담장 밖으로 뛰쳐나갈 히데코의 미래이기도 하다. 베일에 싸여 있던 어린 히데코, 조은형을 만났다.
-어린 히데코 역에 캐스팅된 이유가 어른스러운 매력 때문이었다던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박찬욱 감독님이 내 눈빛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더라. 어른스럽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나이 터울이 많은 언니와 오빠가 있어 또래보다 어려운 말을 쓰는편이라 그렇게 보이나보다. 하지만 차분하지만은 않다. 선배들이 피곤해하면 조용히 하고, 스탭 언니들과 있을 땐 발랄하다. 분위기를 잘 읽는다. (웃음)
-사사키 부인 역의 김해숙 배우의 뺨을 치는 장면에서 기가 밀리지 않더라.
=대선배님을 어떻게 감히 때릴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막상 하니 잘되더라. (웃음) 김해숙 선배님이 ‘은형아, 한번에 가자’고 하셔서 한번에 세게 때렸다. 현장의 유일한 아역이라 처음엔 걱정도 됐는데, 김해숙 선배님은 칭찬해주시고, 조진웅 선배님은 웃겨주시고, 문소리 선배님은 연기를 코치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
-코우즈키(조진웅)가 히데코의 얼굴을 손으로 흔들거나 히데코가 춘화를 낭독하는 장면 등 어린 나이에 쉽지 않았을 연기들도 해냈다.
=조진웅 선배님이 너무 미안해하셔서 나와 문소리 선배님이 머리를 흔든 거다. 춘화 낭독도 일본어라 신경 쓰이지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 심리 상담을 받으며 충분히 대비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실제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던데, 히데코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어떻게 이해했나.
=음, 선생님께 억울한 이유로 혼날 때의 감정이 가장 비슷해 그 감정을 되살리려 했다. (웃음) 평소에 납치당하거나 감금당하는 소재의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더라. 이전에는 마냥 해맑은 아이 연기만 해서 성숙하고 어두운 역할을 하고 싶었기에 히데코는 좋은 기회였다.
-취미는 뭔가.
=감독이 되어본다. 거치대에 휴대폰을 놓고, 인형을 가지고 ‘안녕, 어떤 옷을 입어볼까?’ 같은 말을 하며 영상을 찍는다. 애플리케이션으로 편집도 하고 음악도 넣고… 인형이 내 배우다. (웃음) 언니, 오빠가 바쁘고 엄마도 일을 나가셨을 때 심심하면 이렇게 논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해보고 싶은 역할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배우. 감수성이 풍부한 편인데, 내 연기를 본 사람들도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 작품으로는 호러나 액션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 귀신이나 악당보다 당하는 사람 역할로. 이런 역할이 오히려 관객의 심장을 조이지 않나. (웃음) 임팩트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차기작은.
=김명민, 변요한 선배님이 출연하는 영화 <하루>에 출연한다. 이번엔 히데코와 달리 밝은 소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