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델리] 지역별로 나뉘어 열리는 영화제 ‘필름페어 어워즈’
2016-07-05
글 : 정인채 (델리 통신원)
<비즈라오 마스타니>

인도에서 자국영화의 강세는 여전하다. 하지만 자국영화라고 모두 같은 인도영화로 묶는 것은 재고가 필요하다. 특히 발리우드를 벗어난 지역어별 영화들의 영향력은 별개이고, 하나의 영화제가 지역별로 나뉘는 건 인도영화계의 독특한 특징인데, ‘필름페어 어워즈’(Filmfare Awards)가 그 좋은 예다. 지난 6월18일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제63회 필름페어 어워즈 사우스’가 열렸다. 이 영화제는 ‘필름페어 어워즈’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힌디어권 영화제와 별도로 남인도권 언어를 사용하는 영화에 주목한다. 또한 지난 2014년 3월부터는 동부 지역권의 언어를 사용하는 영화들을 후보작으로 두는 ‘필름페어 어워즈 이스트’라는 영화제도 열리고 있다. 게다가 인도의 각 영화제는 주요 부문 시상도 지역별로 구분하는데, 이는 단순히 언어적인 차이 때문이 아니라 지역별 영화문화의 차이를 존중하려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힌디어권 영화제는 발리우드 스타들의 잔치다. 올해는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바즈라오 마스타니>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고, <피쿠>의 디피카 파두콘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비평가부문에서는 <피쿠>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아미타브 바찬)을 거머쥐었다. 반면 남인도권 영화제는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이 돋보이는 영화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영화제의 말라야람어권 작품상은 중동으로 간 이민자의 실화를 다룬 <다우선>(범선)이, 칸나다어권의 작품상은 익명의 작가를 찾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컬러풀 웨이브>가 받았다. 타밀어권 작품상은 피자가 먹고 싶어 30일간 돈을 버는 빈민가 형제들의 이야기를 다룬 <행복까지 30일>이, 텔루구어권에서는 사극을 신화적이고 장대한 서사시로 풀어낸 액션 판타지 <바후발리: 더 비기닝>이 수상했다. 이처럼 ‘인도영화’는 발리우드를 포함해 천차만별의 문화를 가진 각 지역어권 영화들을 포괄한 개념이다. 인도영화 안에는 다채로운 소우주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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