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사기단 호스맨 일당은 후원자 트레슬러(마이클 케인)의 계좌에 든 돈을 눈 깜짝할 사이 관객의 계좌로 송금하는 희대의 마술쇼를 벌인 뒤 홀연히 종적을 감춘다. 숨은 호스맨 딜런(마크 러팔로)은 동료들의 의심의 눈초리 속에 여전히 FBI 요원으로 활동 중이다. 뉴페이스 룰라(리지 캐플란)의 등장을 계기로 오랜만에 다시 모인 호스맨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기업 옥타의 실상을 까발리기로 한다. 외부인 초청 행사장에 위장 잠입한 호스맨이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의 환호가 터져 나온다. 호스맨이 옥타의 음모를 폭로하던 찰나 무대 중앙 스크린 장치의 화면이 바뀌더니 낯선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는 사망한 것으로 위장한 잭(데이브 프랭코), FBI로 이중생활 중인 딜런 등 호스맨의 실체를 폭로한다.
<나우 유 씨 미2>의 전략은 전작과의 차별화인 듯하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마술이 펼쳐지는 공간의 차이다. 1편에서는 객석과 무대가 철저히 구분된 실내가 주된 마술 공간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 마술은 무대 밖에서 이뤄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진 것 처럼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철저히 계획되고 준비된 것임을 빠르게 스케치하고 넘어간 것이 1편의 방식이라면, 2편에서는 이때 생략된 것을 중심에 두고 자세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초점은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마술이 아니라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이는 예술화된 사기 행각으로 전환된다. 그중에서도 전세계 인터넷을 컨트롤할 수 있는 칩을 빼내기 위해 투입된 4인의 호스맨이 경비의 눈을 피해 벌이는 마술쇼가 압권이다. <스탭업2: 더 스트리트>를 비롯해 유독 댄서와 인연이 깊은 존 추 감독은 마치 안무를 짜듯이 호스맨의 디테일한 움직임을 새긴다. 그러나 움직임을 이어주는 이야기의 밀도가 성긴 편이다. 호스맨이 지속적으로 함정에 빠지기 위해서는 전작보다 선명한 악인이 필요했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연기한 월터다. 그러나 월터를 마술에 대항해 과학을 상징하는 인물처럼 단순화한 탓에, 그의 영화적 장악력은 생각보다 약하다. 딜런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관련한 설정 역시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기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