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영화人] 두 마리 토끼 좇기 - <사냥> 박종철 촬영감독
2016-07-14
글 : 이예지
사진 : 오계옥

2016 <사냥> 촬영 2015 <악의 연대기> 촬영 2013 <코알라> 촬영 2012 <연애의 온도> 촬영 2011 <최종병기 활> 공동 촬영 2010 <수선화(火)> 각본, 연출 2010 <시선너머> 각본, 촬영 2010 <여의도> 촬영 2009 <성탄희극> 연출, 각본 2009 <반두비> 촬영 2004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촬영B팀 2004 <아는 여자> 촬영B팀 2003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부 2001 <스빠꾸> 각본, 연출 1996 <코르셋> 촬영부 1995 <닥터봉> 촬영부 1995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 촬영부 1994 <너에게 나를 보낸다> 촬영부

<사냥>은 산속에서 벌어지는 추격 신으로 숨 가쁘게 달리는 영화다. 깊은 산 속을 훑으며 쫓고 쫓기는 노인과 엽사들의 추격전을 촬영하는 데 있어 박종철 촬영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첫 번째는 “지형지물을 활용한 다양한 공간의 확보”였다. “시나리오의 전개에 맞게 공간을 분류했다. 비슷한 나무만 좇는 느낌을 탈피하려고 바위, 경사, 협곡 등 지형지물을 활용해 산속 공간을 다양하게 썼다.” 산속 액션 신이 많았던 <최종병기 활> 때의 경험을 토대 삼아, 안전을 위한 사전작업은 철저히 선행했다. “테스트 촬영을 하며 실제로 뛰어보고, 동선에 따라 돌부리를 빼고 땅을 다져놓고 이끼를 제거해 큰 사고 없이 마칠 수 있었다.”

그가 두 번째로 공들였던 건 “속도감의 구현”이다. “메인 카메라 두대를 쓰고 기동력이 있는 작은 카메라 소니A7S를 핸드헬드용으로 썼다.” 산을 빠르게 뛰는 박진감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신개념 촬영기법은 ‘가마 핸드헬드’와 ‘지게 핸드헬드’였다. “촬영팀 넷이 가마를 들고, 내가 그 위에 타서 찍는 거다. 지게는 처음 시도해본 건데, 그립팀이 더 빨리 뛰면서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지게에 스테빌라이저 기능을 단 카메라를 매달았다. 뒷걸음질 치지 않으면서 배우를 따라붙을 수 있어 속도가 나더라.” <사냥>에서는 배우도 달리고 촬영감독도 달렸다. “안성기 선배가 얼마나 빨리 뛰시는지, 따라가다가 몇번 넘어질 뻔했다. 조진웅 선배까지 인정한 체력이다. (웃음)”

유영길 촬영감독팀으로 시작해 <최종병기 활>로 상업영화 촬영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세 단편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감독이기도 하다. “시나리오작가협회 1기다. 19살 때 들어갔다. (웃음) 일단 어리니까 연출이든 촬영이든 영화 일을 빨리 하고 싶어서 촬영을 먼저 시작했는데, 화면에 담기는 앵글을 제일 먼저 보는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하지만 연출의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수선화(火)>는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 시네마디지털서울에서 버터플라이상을 수상했다. 그는 “연출을 해보니 연출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 촬영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두 마리 토끼를 좇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어느 쪽도 포기하고 싶진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촬영을 주된 업으로 하되 기회만 된다면 단편이든 장편이든 꾸준히 만들고 싶다. 한번 사는 인생이지 않나. (웃음)”

아들의 응원

“요새 아이들에게 핫한 ‘터닝 메카드’라는 장난감인데, 7살짜리 아들 주려고 줄 서서 샀다. (웃음) 그런데 아들이 촬영할 때 갖고 다니라고 다시 줘서 카메라에 붙이고 다닌다. 언제나 아들의 응원을 받는 느낌이랄까. 일할 때 보면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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