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하다는 의미의 이름을 지녔으나 실상 겁보인 발렌틴(유지니오 델베즈)은 멕시코 해변가에서 관광객 미녀들과 원 나이트를 즐기며 살아간다. 어느 날 한 여성이 택시를 타고 찾아와 불쑥 갓난아이를 맡기고 사라진다. 우여곡절 끝에 LA까지 국경을 넘어갔으나 아이 엄마는 종적이 묘연하다. 우연히 영화 스턴트맨이 된 발렌틴은 사랑스러운 딸 매기(로레토 페랄타)를 위해 매일 죽는 스턴트 연기를 해야 한다.
영화는 졸지에 아이를 배달받은 남성의 곤혹을 주제로 한 육아 코미디의 고전적 모티브를 소재로 삼고 있다. 철부지 아빠와 야무진 딸의 조합 역시 익숙한 패턴이다. 색다른 점은 아이를 위해 바람둥이 겁쟁이가 매일 죽음에 맞서야 하는 스턴트맨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빠 발렌틴은 삶의 전부를 아이를 위해 몰두한다. 집을 장난감 가게처럼 꾸미고, 엄마의 부재를 못 느끼도록 동화 같은 편지를 각색해 전달한다. 촬영장에서 자라난 매기에게 세상이란 할리우드영화마냥 꿈 같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디즈니랜드가 아니다. 어느 날 뉴욕에서 매기의 친모가 찾아와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간 뒤 이내 그녀는 매기의 양육권 획득을 위한 소송을 시작한다. 위험한 직업, 형편없는 영어 실력 등 상황은 발렌틴에게 불리하다. 영화의 질감은 그렇게 차차 신파성 짙은 부성 멜로드라마로 전이해간다. 애니메이션을 적절히 배합한 매기의 판타지 장면과 더불어 아기자기한 영상이 인상적이지만, 관객을 미소짓게 하고 눈물짓게 하는 과정이 작위적인 점이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