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인간의 music]
[마감인간의 music] 70년대 후반의 힙합과 디스코 - <더 겟다운> 사운드트랙(2016)
2016-08-25
글 : 홍석우 (패션 저널리스트)

얼마 전 애플뮤직에서, 새로 나온 O.S.T를 보고 무슨 ‘힙합 복고 영화’가 하나 나왔나보다 했다. 그러다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켜니, <더 겟다운>(The Get Down)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디스코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70년대 후반, 사우스 브롱크스를 배경으로 힙합 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10년 이상 기획해 만들어냈다고 한다. 연기자들은 대체로 신인이거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인데, 윌 스미스 아들로 잘 알려진 제이든 스미스가 힙합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역할의 조연으로 출연한다.

<더 겟다운>은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음악과 당시 흑인 빈민가의 사회상을 지루하지 않게 연결하며 하나의 성장 드라마로 훌륭하게 그려낸다. 예전의 뉴욕과 게토였던 사우스 브롱크스를 표현하는 영상미도 훌륭하고, 주인공 그룹 각각의 드라마도 잘 살아 있다. 그 시절을 휩쓴 음악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더 겟다운> O.S.T는 얼마 전 한국에 공식 진출한 애플뮤직이 독점 공개하고 있다. 주인공 미스터 북스가 성인이 되어 부르는 랩 음악 목소리는 나스가 맡았는데, 이스트 사이드 힙합의 대부인 그가 살아온 궤적을 생각하면 무척 잘 어울린다. 힙합 음악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O.S.T답게, 주제곡 격인 <Rule the World(I Came from the City)>를 비롯하여 순차적으로 드라마 에피소드에 맞춰 사운드트랙을 하나씩 공개하고 있다. 70년대 후반 뉴욕 힙합과 디스코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흥미롭게 보고 또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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