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의 여름이 무척 뜨겁다. 지난 7월 개봉한 <술탄>은 현재까지 자국 기준 흥행수익 30억루피(약 501억6천만원)를 넘으며 기록적인 성공(역대 흥행 3위)을 거두고 있다. 살만 칸 주연으로 중년의 전 레슬링 챔피언이 격투기 선수로 재기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이야기의 배경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술탄(살만 칸)은 아르파(아누쉬카 샤르마)를 본 순간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올림픽을 꿈꾸는 여자 레슬링 유망주인 아르파는 뛰어난 레슬링 선수에게만 마음을 허락하겠다며 술탄의 관심을 일체 거부한다. 술탄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레슬링에 뛰어들고,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 가도를 달리며 그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아르파는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올림픽을 향한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 한편 술탄은 성공을 거듭하며 점차 오만해지는데, 술탄 없이 홀로 출산을 하게 된 아르파는 그의 부재로 수혈을 받지 못한 채 아이를 잃는 비극을 겪는다. 결국 아르파는 술탄에게 등을 돌리고, 자책감에 빠진 술탄도 선수 생활을 그만둔 채 은둔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8년의 세월이 지나고, 중년이 된 술탄은 잃어버린 인생과 사랑을 되찾기 위해 격투기 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한물간 레슬러의 눈물겨운 도전기는 일면 살만 칸의 인생과 닮았다. 발리우드를 주름잡는 3대 칸 중 한명으로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이지만, 한편으론 25년의 배우 경력 동안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며 굴곡진 길을 걷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술탄은 실제 살만 칸의 페르소나가 잘 반영된 인물로 보이는데, 영화에서 술탄이 자신과 싸우는 듯한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물론 영화는 액션의 화신으로 군림해온 그가 보여주는 단골 레퍼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발리우드 혹은 살만 칸표 클리셰로 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사한 스포츠 드라마가 많음에도 그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든 배우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