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난세를 지키려는 자 VS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 <봉신연의: 영웅의 귀환>
2016-09-21
글 : 이주현
<봉신연의: 영웅의 귀환>

<봉신방>으로도 불리는 중국의 고대소설 <봉신연의>는 기원전 1천년경 주나라 무왕이 은천자 주왕을 정벌한 역사적 사건인 ‘무왕벌주’를 바탕으로 한 신마소설(神魔小說)의 걸작이다. 신과 마귀의 대결을 소재로 고도의 과장법을 동원해 초현실적 세계를 그리는 신마소설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각색되기에 훌륭한 원전이다. <봉신연의>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왕(양가휘)은 절세미녀이자 사악한 요괴 달기(판빙빙)의 주술에 홀려 그녀의 꼭두각시가 된다. 현인 강태공(이연걸)은 주왕을 조종해 천하를 제 손에 넣으려는 달기에 맞설 계획을 세우고, 강태공의 제자인 날개족 뇌진자(향좌)는 흑룡 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 묘책인 ‘광명의 검’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 여정에서 뇌진자는 풍화륜을 찾는 데 혈안인 길동무 나타(문장), 10년간 저주에 걸려 있었던 양전(황효명)을 만나 도움을 얻는다.

<봉신연의: 영웅의 귀환>은 캐스팅 면면에서 이미 거대한 야심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엽문> 시리즈를 연출한 엽위신 감독이 제작하고 이연걸, 판빙빙, 고천락, 안젤라 베이비, 양가휘, 문장, 향좌, 황효명 등 중화권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는 원작의 거대한 스케일을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기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반지의 제왕>류의 판타지영화들을 의식한 듯한 웅장한 공간을 배경으로 거의 매 시퀀스 화려한 전투 신이 펼쳐지는데, 그 허무맹랑한 상상력의 구현에서 대륙의 호방함을 느낄 수 있다. 판타지 무협 장르의 팬이라면 호기로운 과장법을 오락으로 즐기기에 손색없겠지만, 사람 빼고 거의 모든 것이 CG인 이 영화의 비현실적 비주얼이 낯선 관객도 있을 것이다. 캐릭터와 드라마를 다루는 과정에서의 섬세함이 부족한 것도 아쉽다. 워낙 방대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을 텐데, 판빙빙의 달기나 이연걸의 강태공은 판타지 무협 장르의 전형적인 캐릭터에 머물고 만다. 뇌진자, 나타, 양전 3인의 제자들의 관계보다 뇌진자와 남접(안젤라 베이비)의 러브라인이 중요하게 그려지면서 후반 들어 드라마의 긴장도 느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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