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매릴랜드>
2016-09-21
글 : 송경원
<매릴랜드>

뱅상(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은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전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갈수록 심해지는 증상 때문에 군으로의 복귀가 미뤄진 뱅상에게 친구 드니스(폴 하미)는 사설 경호 일을 제안한다. 어느 날 의뢰주 소유의 대저택 매릴랜드에서 왈리드의 아내 제시(다이앤 크루거)를 만난 뱅상은 그녀에게 한눈에 끌린다. 매릴랜드의 주인이자 무기로비스트인 왈리드는 출장을 떠나고 제시와 그의 아들이 있는 매릴랜드 대저택에 위협이 감지된다. 경호를 맡은 뱅상은 제시와 그녀의 아들을 남편에게 무사히 보내주기 위해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한다.

상처를 품은 남자와 그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여인,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 있는 소재다. <매릴랜드>의 전체적인 전개 역시 액션 스릴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첫 장면부터 낯설고 신경질적인 분위기로 뒤덮여 있다. 액션의 쾌감보다는 스릴러의 긴장감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 영화는 매 장면 군인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 그 자체를 장면화하기 위해 애쓴다.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특유의 예민하고 상처받은 표정으로 영화 전반의 공기를 채워나간다. 익숙한 이야기임에도 꽤 흡인력 있게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어둡고 건조한 화면들과 날카로운 사운드 덕분이다. 다만 제시와 극의 미묘한 분위기는 뱅상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계기이긴 해도 정서적인 유대라기보다는 상황 제시에 가까워 기계적으로 소모되는 인상이다. 전체적으로 뱅상이 느끼는 상황 이외에는 생략이 많아 몇몇 전개는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제68회 칸국제영화제 공식경쟁 부문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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