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오늘도 나는 거짓말을 잔뜩 해버렸다 <립반윙클의 신부>
2016-09-28
글 : 정지혜 (객원기자)
<립반윙클의 신부>

‘맞선 사이트에서 남친을 발견했다. 인터넷 쇼핑을 하듯 너무나 쉽게 손에 넣었다.’ 나나미(구로키 하루)는 SNS 계정에 이런 글을 올린다. 만남의 기쁨보다는 너무 쉽게 사람이, 사랑이 온 데 대한 불안의 표현 같다. 이윽고 나나미는 그 남자와 결혼한다. SNS 친구인 ID ‘클램본’의 소개로 등장한 아무로(아야노고)라는 남자의 도움으로 결혼식도 무사히 치른다. 하지만 결혼은 오래가지 못한다. 나나미가 남편의 외도 증거를 찾아달라며 아무로에게 의뢰를 한 게화가 됐다. 갈 곳 없는 나나미에게 아무로는 일거리를 찾아준다. 그러면서 나나미는 AV 배우 마시로(고코)를 만나고 잠시나마 서로에게 의지한다.

온라인상의 만남이 진짜가 될 수 있을까. 반대로 오프라인의 사랑은 진실한 걸까. 이와이 슌지의 이 질문은 시의적절했으나 그 전개에는 의아한 구석이 많다. 나나미는 클램본과 아무로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본다. 그 순진함 때문에 계속 당하면서도 말이다. 동시에 온라인상의 정체가 탄로날까봐 새 계정을 만드는 것도 나나미다. 이 괴리 사이에서 나나미가 결국 의지하는 건 지금 바로 자기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매번 나나미를 궁지에 몰아넣는 주범 아무로의 실체를 끝까지 대충 얼버무린 건 그중 가장 큰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가혹한 현실에 홀로 던져진 나나미와 마시로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온기를 나누는 순간들에서만큼은 조용히 그들을 지켜보게 만든다. 천진한 얼굴의 구로키 하루, 금세 깨져버릴 듯한 몸짓의 고코의 호연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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