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09-28
글 : 조재휘 (영화평론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팀 버튼이 4년 만에 판타지의 세계로 돌아왔다. <다크 섀도우>(2012)에 이어 에바 그린과 다시 손잡은 팀 버튼은 랜섬 릭스가 쓴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영화로 풀어낸다. 2016년, 할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소년 제이콥(아사 버터필드)은 할아버지가 남긴 단서에 따라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이 운영하는 보육원을 찾는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별종만이 머물 수 있는 숨겨진 장소. 아이들은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지닌 ‘임브라인’ 미스 페레그린의 보호 아래, 1943년의 하루를 반복하며 영겁회귀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영생을 얻으려는 ‘할로게스트’의 수장 바론(새뮤얼 L. 잭슨)이 페레그린과 아이들을 노리면서 점차 위기가 닥쳐온다.

<가위손>(1990)으로 미국 중산층 가정의 위선을 풍자했던 팀 버튼의 오랜 모티브는 여기서도 반복된다. 단편 <빈센트>(1982)의 어머니처럼 제이콥의 아버지는 아들의 특별함을 교정해야 할 정신질환으로만 바라보는 권위적인 기성세대이며, 페레그린의 아이들은 2차대전 당시 독일 공군의 폭격과 자신들의 생명을 연장하려는 할로게스트의 추적에 위협받는다. 미래세대를 지배 또는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탐욕과 실패의 대가를 아이들의 목숨으로 치르려는 기성세대의 일그러진 초상들. 보호자 없이 위기에 내던져진 아이들은 현실에 맞서 싸우면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용기를 얻는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판타지라는 은유 속에 팀 버튼이 바라본 ‘세계’와 ‘성장’의 의미를 담은 한편의 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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