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무대감독으로 활동하던 마리(기쿠치 아키코)가 돌연 귀향을 결심한다. 그녀가 해안가 고향 마을로 돌아왔을 때, 어릴 적 벗 오사무(고바야시 유키치)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하지메(미네 아즈사)는 마리와 비슷한 시기에 마을로 온다. 어린 시절 화재사고로 얼굴에 남은 화상 자국은 하지메를 어딘가 비밀스럽게 보이도록 만든다. 마리가 버려진 창고를 개조해 빙수 가게를 열면서 하지메는 자연스럽게 마리를 돕게 된다. ‘나기도 빙수’ 메뉴는 단출하다. 당밀맛, 귤맛 빙수와 에스프레소 딱 세 가지이고 가격은 모두 500엔이다. 오픈은 했지만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라 손님 끌기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마리의 눈에 하지메가 들어온다. 마리는 하지메에게 최초의 빙수를 대접하고, 하지메는 기꺼이 마리의 첫 손님이 된다.
“마지막에 나온 사람이 바다의 뚜껑을 닫지도 않고 돌아가버렸네.” 하라 마스미의 노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 되었고, 소설은 다시 영화가 되었다. 영화는 외견상 음식을 중심으로 일상의 위로를 건네는 여느 영화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귀향에 대한 냉정한 시선을 포함한 상실의 정서가 서늘하게 깔린다. 모두가 떠난 뒤에도 끝까지 머물렀던 오사무, 떠났다가 돌아온 마리, 이방인 하지메 등 세 인물은 사람들이 떠나버린 한적한 마을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세 가지 시선이다. <괴담: 노부히로씨의 저주> 등 공포물과 <소프트 보이즈> 등 청춘물을 주로 만들어온 도요시마 게이스케 감독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