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태풍 ‘차바’를 무사히 넘기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6일 개막했다. 영화제 정관 개정 이후 열린 첫 영화제인 만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개막식은 시종 차분했다. 임권택, 곽경택, <그물>의 김기덕, <밝음>의 술레이만 시세, <분노>의 이상일 감독과 배우 안성기, 한예리, 박소담, 와타나베 겐 등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맡았다. 설경구는 1999년 <박하사탕>이, 한효주는 2011년 <오직 그대만>이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개막식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두 사람은 “영화제에 대한 부산 시민들과 영화인들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한국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은 프랑스 ‘포럼 데 이마주’의 로랑스 에스베르그 대표에게 돌아갔다. 무대에 오른 그녀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를 향한 열정과 새로운 영화의 발견으로 가득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공통된 마음으로 하나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은 7월에 타계한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다. 그의 아들 아흐마드 키아로스타미가 대리 수상하며 감사의 말을 남겼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영화, 사진, 그가 양성한 신인감독들이 전세계에 남아 있다. 이번 수상은 감독님께서 계속해서 이 땅에 남아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어서 개막작 <춘몽>의 장률 감독과 출연배우들이 소개됐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장률 감독님께서 <춘몽>은 ‘봄날의 행복하고 따뜻한 꿈과 같은 작품’이라고 하셨다. 춥고 힘들었던 겨울은 마음속에서 다 떨쳐버리고 따뜻한 봄꿈 꾸시길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개막식을 끝맺었다. 영화제는 10월15일까지 계속된다.
